좋은 신발 고르는 요령

  • 입력 2012.12.24 10:20
  • 기자명 서정욱 안성의료생협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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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 이라고 했던 어느 침대 회사 광고처럼. 여기저기서 인체공학을 응용한 생활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침실, 주방, 서재, 욕실까지 멋과 실용성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도와주는 가구 아닌 과학들로 채워지는 것을 보면 한편으론 대견스럽기도 하면서도 당장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나, 몇번 사용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실용성이 아닌, 건강을 생각하는 도구들은 오랜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체감 할 수 있는 효과는 적고, 가격은 훨씬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몸에 걸치는 의류와 신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걷기와 등산이 유행하면서 ‘기능성’을 앞세운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의 의류와 신발이 많아지는데,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고 서로 내세우는 기능도 여러 가지 이다보니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헤맬 수밖에 없다.

특히나 아픈 곳이 생기면 귀도 얇아져서,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거나, 좋다는 말을 들으면 귀가 솔깃해지기 쉽다.

이번에는 좋은 신발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일단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신고 싶은 신발을 신으면 된다.신고 다니기만 해도 살 빠지는 신발, 몸매가 좋아지는 신발. 머리가 안 아프고 어깨가 가벼워지는 신발. 이런 신발들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마법 신발처럼,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굽 높은 신발을 신으면 허리가 많이 아프고, 어디가 안 좋아져서 혈액 순환이 안되고... 말이 많지만 오히려 굽 높은 신발을 신어서 자세가 바르게 잡히고, 자신감이 생겨서 생활에 활력을 얻는 사람도 많다.

예쁜 신발이 좋은 사람은 맘에 드는 예쁜 신발을 신고, 편한 신발이 좋은 사람은 편한 신발을 신으면 된다.
발에 문제가 있어서 아픈 경우에는 직접 닿는 신발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당뇨병 합병증으로 발에 감각이 무디고, 피부염이 생기는 경우라면 특별히 맞춘 신발을 신는 것이 가장 좋고, 그렇지 못할 때에는 어느 한 곳 조이는 곳이 없도록 자기 발보다 한치수 큰 편안한 신발, 특히 통풍이 잘되는 천소재나 천연가죽으로 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무지외반증이 있어 엄지 발가락 둘째 마디가 바깥으로 튀어나오면서 붓고 아픈 경우는 발볼이 넓고 발가락을 조이지 않는 끝이 뭉툭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발바닥 정 중앙이 디딜 때 아프고, 특히 아침에 잠에서 깨서 첫발 디딜 때 많이 아프고 몇 발자국 걸어다니면 통증이 줄어들게 되는데, 발바닥 중앙 부분의 움푹 들어간 부위를 지지해주는 아치가 있는 깔창을 신으면 도움이 되고, 너무 평평한 신발 보다는 뒷굽이 조금 있는 신발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신발 고르기가 가장 까다로운 경우는 무릎이나 허리가 아플 때이다.

발에 병이 난 경우처럼 신발이 직접 작용하는 경우가 아니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때에는 여러 가지 이론도 많고 각자가 자기 회사 신발이 더 좋다고 소리 높여 광고를 해대는 데다가, 신어 봤더니 효과 없더라, 신고 나서 훨씬 좋아졌다 등등 주위 사람들의 평도 여러 가지로 나뉘게 된다.

나이가 들어 무릎에 관절염이 생겨 쑤시고 아픈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신발이 좋은데, 발바닥에 쿠션이 있어서 디딜 때의 충격을 줄여주는 푹신한 운동화가 좋다.

요즘에 나오는 비싼 워킹화들은 대부분 요란한 모양으로 충격흡수와 발보호를 내세우면서 무슨무슨 특허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거추장스럽기만 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인체공학은 건강한 사람의 발모양이나 걸음걸이를 연구하여 신발을 만들어 내는데, 환자들은 일단 발모양과 걸음걸이가 건강한 사람과 다르기에 병이 생긴 것이고, 억지로 건강한 사람에 맞추다 보면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의 걸음걸이는 각기 질병의 종류나 정도에 따라 아주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어서 한 두가지로 정형화 시켜 낼 수가 없으므로 가장 간단하고 단순한 모양의 부드러운 신발을 골라서 적응기간을 거쳐서 내발에 맞춰 갈 수 있는 게 제일 좋다.

11자 걸음, 마사이 걸음, 혹은 발목의 뒤틀림을 막아준다거나, 체중 이동을 정확히 해준다거나 하는 종류는 모두들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환자가 억지로 이 기준에 맞추려고 하면 안된다. 환자는 오히려 터벅터벅 걸음이나, 팔자걸음, 발목이 조금씩 흔들리며 걷는 것 등이 자기 상태에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도 몇 년 신다보면 신발이 한쪽으로 닳는다거나 쿠션이 약해지기 때문에 처음의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래 신으려고 너무 비싼 신발을 사기보다는 적당한 가격의 신발을 1~2년에 한번 씩 교체해 가면서 신는 것이 더 좋다.

특히 무릎이 안 좋은 주부들은 집안에서도 반드시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것이 좋다. 예전처럼 집안에 구들이나 마루가 놓여 있는 게 아니라, 보일러 시공을 하고 단단한 시멘트로 마감을 하고 나서는 푹신한 비닐 장판이 아닌, 세련되고 내구성 좋은 타일이나 심지어는 대리석 바닥으로 된 집에서는 맨발로 걸어 다니는 자체가 무릎에 많은 무리를 주게 된다.

주부들은 청소하고 빨래하고…… 집안에서 걸어 다니는 일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밑창이 두툼하게 쿠션이 있는 실내화를 준비하여 집안일을 할 때에는 항상 신고 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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