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 입력 2012.12.24 10:02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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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요 중에 널리 알려진 노래를 들면 반드시 쌍화점을 든다.  “쌍화점(아라비아 만두가게)에 만두 사러 갔다가 만두가게 주인하고 몸을 석었다”고 하니 상대가 “나도 한번 가보고싶다.‘ 하며 댓거리식 노래로 되어있다.

 아시다시피 만전춘과 함께 남녀상렬지사 라고 해 여러 문학작품이나 영화, 연극 등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었다. 항간에 알려진 바로는 고려 사람들의 남녀관계가 혼탁했다는 사회적 증거로 보고 있으나 이는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고려가요의 대부분이 작자미상이지만 쌍화점은 ‘오잠’이라는 사람이 만든 고려판 뮤지컬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충렬왕은 원나라에 볼모잡혀갔다가 거기서 몽고공주 ‘홀도로게리미실’이라는 여자와 혼인했다. 이후 고려에 돌아와 왕이 된 후 정사를 돌보기보다는 주색잡기로 세월을 보냈다.

 충렬왕이 이런 행태를 보인 것은 식민지 왕이라는 실권 없음과 오랜 볼모생활,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몽고공주와의 혼인에 원인이 있다고들 말한다. 기록에 의하면 “소국의 지배자지만 풍류에서는 당나라 현종에 비하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단 충렬왕의 곁에 충신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오잠’이라는 간신배가 왕의 곁을 독점하고서 별짓을 다해도 목숨을 걸고 그를 제지하거나 왕에게 직간하는 충신이 없었던 것이다. 오잠은 고려를 아예 없애고 원나라 직속령으로 하자고 간언했던 대표적 간신배이다.

한번 주색에 빠져든 임금은 헤어 나오지 못하는데 간신 ‘오잠’은 귀엣말로 임금을 어지럽힌다. 역사에 기록된 ‘향각’이라는 임금 전용극장은 이래서 생겨났다. 그 전용극장은 고려판 오페라를 공연하고 쌍화점은 그중 하나로 탄생한 것이다.

새 대통령이 뽑혔다. 국민들의 선택이다. 축하한다. 그러나 국민 중 절반은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지지하지 않은 까닭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당선자의 말대로 대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민생을 보살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주변을 잘 정리해야 한다.

충신은 멀리하고 간신배들을 옆에 끼고 있으면 나라도 국민도 자신도 불행해진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을 이끌며 또 새누리당을 만들어 오기까지 그가 취한 행보는 호불호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직언을 하는 주변이 없다는 것은 귀에 거슬리는 충언을 하는 측근이 없다는 것이다.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충성을 맹세한 자들이 지금 어디에 무었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알 일이다.

당선자가 선거전에 한말이 귓가에 떠나가지 않는다. “과거를 말하지 말고 미래를 말하자. 미래의 희망을 말하자”고 했다. 그러나 과거는 우리가 기억 하므로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인 법이다. 간신의 달콤한 말에 귀가 잠기면 ‘떡도 떡같이 못해먹고 찹쌀 한 섬 다 없애’는 법이다.

민생대통령, 국민대통합대통령을 부르짖었으니 당장 철탑에 오른 노동자들부터 찾아보는 것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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