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되는 농사

  • 입력 2012.12.17 08:40
  • 기자명 전북 고창 공음면 주영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장을 끝으로 해서 올 농사 마무리 짓는다...
그러면서 드는 올 한 해 농사! 가슴이 답답하다.
언제 한번 마음 편히 쉴 날이야 있었던가 가끔 친구들과 지인들끼리 가는 캠핑이나 여행에서 항상 드는 생각들은 딱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고 살았으면 하는 고민들 해외여행도 아니고 동네 뒷산에서 하는 캠핑의 그 여유마저도 즐기지 못 하고 살 것 같은 두려움에 노파심도 생겨난다..

 

봄채소해서 폭락에 쓰디쓴 쏘주 한 잔으로 마음 달래놓았다 싶으면 일만 일만 하게 만드는 봄 가뭄에 이어 물폭탄 여름 태풍 그리고 가을 가뭄에 지칠대로 지쳐버렸던 생각들은 꿈에서까지  작물하나 심어놓고 심해병이라도 걸릴 듯 불안하고 현기증이 났던 한해였다...

그리고 후속작물을 심어놓으면 가뭄과 비로 인해 적기에 파종을 못하고 장비대와 인건비만 발생하는 한해이기도 했다...이 나라 농민이라면 누구나 겪는 고초, 빚독촉과 자재비용을 갚아야 하는 그런 연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첫 눈 오면 작대기 들고 토끼몰이라도 가서 허탕치고 오더라도 봄에 깐 햇병아리가 먹기 좋게 커있기에 기분 좋은 날이었는데 청년들은 막노동이라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첫눈의 낭만조차 없어져 버렸다. 인삼을 캐고 이천여평의 땅을 얻어 알타리를 심었는데 가격이 괜찮다 싶어 나름 아이들의 진로도 계획하여 보고 나름 청사진을 그려보았다... 미리 김치국을 마셔놓았던지 실망역시 컸다...

그러면서 알타리 작업하는 현장에 찾아가게 되고 그 유통구조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일반 농민들이 작업하여 가락동이나 큰시장에 가면 오대하주들의 횡포에 인건비도 못건진다는 이야기와 5톤차 짐빵기사들과 술한잔 하며 알타리 시세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의례적으로 오대들 이야기에 참 세상 웃기고 우리농민들 재주부리는 곰밖에 되지 않는것 같아 참 더럽네 참더러워 하며 김빠지고 먼산만 보게된다...

채소값이 괜찮다 싶으면 물불을 안가리고 종자부터 확보하고 계약재배를 한다 가격도 두어배 이상으로 올린상태로 30%를 계약금으로 치루고 갖은 감언이설로 농사잘 지어놓으면... 좋은값 받아 더 챙겨주겠다고 이야기 해놓고  채소금이 지기라도 하면 계약을 파기해버린다

채소장사 해서 번 돈으로 땅을사고 주식을 하여 날린 돈이 50억이네 70억이네 하면서 또 재기 하는것이 채소 장사라고...  미끼를 던지면 덥썩무는 고기처럼 농민들이 있기에 그리 또 망하면 되풀이 되는 오대들의 수단은 어금니를 꽉 깨물게 만든다...

그 유통구조 오대들의 수단에 언제나 도박형태의 채소농사 당장에 그만둘수도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또 한해농사 마무리하며 갖은고생 다해가며 재주만 부리다가 또 남는것은 쭉정이다.

태풍에 복구되지 않은 시설하우스가 많다... 또 내년농사 준비하여 쭉정이 농사라도 지을라면 또 빚을 내야한다.. 인건비야 식구들끼리 품앗이하며 맞춰가면 되지만 농자재값이 몇곱절로 오른탓에 빚내서 빚갚고 나면.... 갑갑하다....

그리고 대학들어가는 자식들 등록금에 하숙비에 어디에서 마련해야 할지 고민에 밤잠 못이루는 농민들의 애환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어디 일할거리가 없나 하고 쉴날없이 일만해야 하는 농민들의 고충이 남의 일이 아닌 내일이기에 다시 이 앙당물고 건강하게 내년농사준비 하고 제값받는 농사 희망을 가지고 살다보면....

농촌에서 오는 편지가 희망적이고 고무적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 농정이 이리 사람 살기 팍팍한 현실이기에 신세한탄 해서 보내는 편지가 미안한 생각을 들게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