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손보, “실측에 응하지 않아 방법없다”

전북 정읍 농민들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아

  • 입력 2012.12.17 02:29
  • 기자명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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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NH농협손해보험이 2차 피해조사의 조사가 엉망으로 진행됐고 피해율을 턱 없이 낮췄다고 주장한 정읍 영원면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서면으로 답변했다. 손보 측과 농민 측은 지난 6일 두 시간 가량 진실공방을 벌였지만 농민들의 희망은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 6일 NH손보 측 보상팀 직원 2명과 2차 피해조사를 실시한 보람손해사정 대표, 농민 20여명이 영원면사무소에서 모였다. 농민들이 보람손해사정이 엉터리로 조사했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1차 현장평가위원들이 정한 피해율에 맞춰달라고 요구하자, NH손보가 실사 파악을 나온 것이었다(본지 12월 3일자).

그러나 회의 내내 같은 사실을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등 의견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보람손해사정 김준수 대표는 “2차 피해조사 당시 농민들에게 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자구적으로 피해율을 조정해달라고 했다. 1차 피해조사 숫자를 보니 일괄적으로 40~50%로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농민들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아 2차 피해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면서 피해율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에 농민들은 “실제 피해가 그리 났으니 그렇게 결과가 나온 것이다. NH손보가 실시한 교육에 따라 현장평가위원들이 조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2차 피해조사는 일률적으로 피해율을 삭감한 것에 지나지 않는 요식행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 6일 전북 정읍 영원면사무소에서 NH농협손해보험, 보람손해사정법인, 영원면 농민들이 격론을 벌였다. NH손보 측은 농민들이 실측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율 조정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실측에 대한 입장도 크게 갈렸다. 김준수 대표는 “이의가 있으면 실측을 하자고 제안했고 실측을 하기로 한 분들이 피했다”고 말했다. NH손보측 직원도 “영원면이 실제로 실측한 사례가 단 한건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기준으로 피해율을 조정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기준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농민들은 “내 기계로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비가 내릴 참인데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벼를 베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서 “난 실측 하자고 했는데 왜 안했느냐”며 따진 농민도 있었다. 전북도연맹 이효신 사무처장은 “다른 면이지만 나 같은 경우 실측을 하자고 두 필지를 정해놓고 오라고 했지만, 손보 측에서 실측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한 농민은 “예년에 비해 3분의 1수준도 못 미치는 벼를 거둔 농민이 부지기수 임에도 영원면 장재리의 경우 평균 피해율이 27%라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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