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에서 잔류농약 성분 검출

잔류량 미미한 수준 … 안전 검사 강화
농민들, 관내 농산물에도 영양 끼칠까 우려

  • 입력 2012.12.16 16:33
  • 기자명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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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은 전남 함평군 나비골농협에서 가공해 판매한 ‘함평천지 태양초 고춧가루’에서 ‘이피엔’ 농약 성분이 검출돼 판매를 금지하고 회수조치 했다고 밝혔다.

이피엔 농약은 사과나 배 등 과수에 사용하는 살충제로 고독성농약으로 분류돼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등록이 취소된 제품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1월 김장철을 맞아 서울시가 시중에서 많이 사용되는 김장 원료들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식약청에 검사를 의뢰하면서 밝혀졌다. 검사결과 ‘함평 태양초 고춧가루‘는 이피엔이 2.97ppm이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제품은 유통기한이 2013년 8월 30일까지 표기된 제품이다.

▲ 농약성분이 검출된 고춧가루
식약청은 시중에 유통 중인 이들 제품을 회수 중에 있으며 구매한 소비자들도 판매업소나 구입처에 반품을 당부했다. 한편, 고춧가루를 판매한 나비골농협 윤한수 조합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함평에서 재배된 고추로 고춧가루를 만든다.

이번에 농약이 검출된 고춧가루는 16농가가 출하한 고추로 만든 것이다. 고춧가루가 시중에 유통되기 전 반드시 잔류농약을 검사하고 있다. 한달에 두 번씩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하다. 14년 동안 고춧가루를 생산했지만 잔류농약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었다”고 해명했다.

나비골농협에서는 농약이 검출된 고춧가루 1,600kg를 전량 회수해 폐기처분하기로 했다. 함평군 농민들은 함평 태양초 고춧가루 문제가 자칫 함평군 전체 농산물에도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될까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농민은 “이런 소식이 들리면 우리도 속상하다. 전혀 농약을 안 쓰면서 농사를 짓는 게 아니지만, 금지된 농약까지 사용하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농약의 사용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농민도 “이피엔이 금지된 농약으로 지정됐음에도 관행적으로 농약을 사용해 온 농가의 실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민들도 지침서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고, 농약을 판매하는 업소에서도 품목에 맞는 농약을 사용하도록 충분한 설명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의 우려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순정 씨는 “농촌에서 만드는 현지 브랜드 믿고 사먹게 되는 건데, 농협에서 만든 제품마저 안전검사가 소홀하다니 도대체 누굴 믿고 사 먹겠느냐”며 하소연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고춧가루에서 이피엔이 검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농약잔류는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금지된 농약이 검출된 것이기 때문에 규정 위반을 한 것”이라며 악의적인 소문이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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