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농업부문 제외, 대기업 정부지원 당장 끊어!”

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단, 대통령 후보 사무실 방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찾아가 따끔한 한마디

  • 입력 2012.12.10 09:05
  • 기자명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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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품목별전국협의회(회장 박성직·강동농협)가 지난 3일 한중 FTA 협상에서 농업부문을 제외하고 재벌집단의 농업 생산·유통에 정부 지원을 당장 끊어야 한다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사무실에 방문·건의했다.

이번에 각 대통령 후보 사무실에 방문해 건의한 회장단은 한EU FTA와 한미FTA만으로도 이미 농업이 빈사상태에 빠졌는데 한중 FTA마저 농업을 포함해 체결되면 300만 농민이 농업생산 의지를 포기하고 식량주권을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장단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담당자들에게 “중국 산둥성에서 아침에 수확된 농작물은 저녁이면 우리나라 식탁에 오를 수 있다. 그 런데 한중 FTA에 농업부문이 포함되면 우리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것”이라며 농업부문 제외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농업관련 재벌집단 지원도 당장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농업관련 예산을 통해 지원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재벌집단이 아니라 생산자 단체와 농민들이 마땅하다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측에 강력 건의했다.

회장단은 건의문을 통해 화성 화옹, 새만금 간척지에서 첨단유리온실 단지를 조성하는 동부팜한농과 홈플러스, E마트 등 대형유통 과점기업들에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직 품목별전국협의회 회장은 “재벌기업이 첨단유리온실단지를 만들고 무, 배추, 토마토를 생산하겠다고 나서는 걸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총 사업비 484억원 중 시설자금 1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치권에 로비를 했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농민들과 생산자단체 등을 지원해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농민들과 생산자단체 지원에는 인색하게 굴면서, 각종 지원금으로 재벌집단의 농업 진출과 농산물 유통 과점을 돕는 정부의 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상생을 도모한다며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하는 등 대기업의 독과점을 견제한다고 밝히면서도 농업부문에서만큼은 대기업을 우대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전국협의회의 한 인사는 “최근 경제민주화 등 재벌집단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음에도 유독 농업 부문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한편 회장단의 강력한 건의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한미FTA 폐기와 한중FTA 협상중단을 공약하고 지난 4일 대선후보TV토론회에서 적어도 농업부문 만큼은 한중FTA 협상시 제외해줄 것을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게도 주문했으나 별다른 대답을 듣지 못했다.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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