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TMR, 고급육 생산·생산비 절감도

초기 투자 어려움 극복… 모든 축산농가에 적용 해야

  • 입력 2012.12.09 21:10
  • 기자명 김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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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한기웅 씨 한기웅 씨는 얼마전 세계농업기술상 기술개발 부문에서 자가 TMR사료로 대상을 받았다. 자가 TMR사료는 고급육 생산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좋은 효과로 농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료 곡물의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축산 농가들은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 사료값 폭등 문제, 새로운 대안은 없을까. 얼마 전 세계농업기술상 기술개발 부문에서 자가 TMR(섬유질배합사료)로 대상을 받은 한기웅 씨(46·경남 진주시)를 만났다.

▲ 한기웅 씨는 얼마전 세계농업기술상 기술개발 부문에서 자가 TMR사료로 대상을 받았다. 자가 TMR사료는 고급육 생산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좋은 효과로 농장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사람이 먹는 농산물을 가공하고 남는 부분에서 영양분을 채취하다보니 소에게도 좋은 영양이 공급되고, 생산비도 절감되죠.”

자가 TMR 사료 제조기술로 사료비를 절감하고 있는 한 씨가 전국 평균 두당 사료비 352만원보다 31%나 절약하게 된 비법은 사료에 ‘농산 부산물’을 활용한 것이다. 그 후 한씨 농장의 한우 1++ 등급 출현율은 늘고, 출하 개월령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생산비 절감에 큰 효과가 있었다.

한 씨가 자가 TMR 배합사료를 급여한 것은 1997년 IMF 경제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쟁력 있는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어깨너머로 배운 TMR 사료를 만들다 보니 2000년 처음 출하한 한우의 육량은 좋았지만 육질이 떨어져 수익성이 없었다.

잠시 한우사육을 중단했던 한 씨는 2004년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의 자문을 받아 농산 부산물, 비타민, 미네랄을 첨가한 TMR사료를 개발했다. 결국 송아지 폐사율도 큰 폭으로 줄었고 육량과 육질도 향상됐다.

한 씨가 개발한 자가 TMR 사료 제조에 들어가는 깻묵, 미강 소맥피, 옥수수, 보리 등은 오랜 거래를 통해 확보가 쉽고, 조사료인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청보리는 50ha의 논에서 직접 재배한다.

하지만 고급육생산과 생산비 절감이라는 큰 장점이 있음에도 일부 한우농가들만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한씨는 농가별 자가 배합용 배합기 구매에 필요한 초기 투자비용과 농산 부산물 확보를 위한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한 씨도 초반에는 농산 부산물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고, 배합기가 없어 일일이 삽으로 원료를 섞어야 하는 고생도 감수했다. 또한 TMR 제조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기술을 전수해 주지 않았다.

그런 어려움을 알기에 그는 “지금 누구나 원하면 TMR 사료 배합법과 한우농장 경영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배합기 구매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농산부산물 확보를 위해 ‘농산부산물 정보제공 프로그램’ 애플리캐이션을 보급했으며, ‘농산부산물 활용 TMR 제조 기술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한 씨가 처음 TMR 사료 제조를 시작 하던 당시보다 지금은 훨씬 나은 상황이 됐다. 하지만 농한기에 들어선 요즘에도 한 씨는 하루 3~4시간밖에 잠을 못 잔다. 인력 수급의 어려움과 농산 부산물 구매부터 배합까지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한 씨는 “그래도 내 일이니까 한다”며 스스로 힘을 낸다. 자가 TMR 사료를 접목하면 생산비 절감, 고급육 생산이라는 큰 장점이 있음에도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따른다.

한 씨는 “축산 농가들이 자가 TMR사료를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원료구입에서부터 소 사육환경 전체를 끊임없이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축산농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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