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장거리 유통비 ‘지원불가’

개인거래 지원 제외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 불만

  • 입력 2012.12.09 21:04
  • 기자명 김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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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부터 볏짚을 100km이상 운송하는 농가에게 1kg 당 30원 한도로 실제 운송비의 50%까지 농협중앙회를 통해 지원한다고 지역 농축협에 전달했다. 이는 볏짚이 풍부한 호남지방의 볏짚을 상대적으로 수급이 어려운 영남내륙과 강원지방 축산 농가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취지로 축산농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축산농민들은 농축협에서 볏짚 장거리 유통비를 쉽게 지원받을 수 없어 농가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강원도 횡성의 도진호 씨는 얼마 전 볏짚 장거리 유통비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지역 축협을 찾았다.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오른 볏짚 가격이 부담됐던 도 씨는 장거리 유통비 지원을 기대했지만 축협간 거래를 통해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농식품부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해 봤지만 농식품부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는 지원에서 제외된다’며 못을 박았다.

개인거래를 통해 볏짚을 구매하고 있는 도 씨는 “우리 마을의 축산농가 10곳 모두 개인거래를 통해 구매하고 있다. 축협을 통한 구매는 한 군데도 없고, 축산 농민들의 70~80% 정도가 개인거래로 구매하는데 축협을 통한 거래만 유통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의아해 했다. 결국 도 씨는 개인 간 거래를 유지하되 공급자를 해당 지역 축협으로 하고, 횡성축협이 볏짚을 수령해 도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축협 간 거래의 형식을 맞췄다.

도 씨는 “밤새 고민한 결과지만 이마저도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볏짚의 특성상 균일한 제품이 아니고, 비닐을 뜯어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 여러 차례 거래처를 옮겨 좋은 볏짚을 제공하는 거래처를 찾았는데, 축협을 통한 거래를 위해 당장의 거래처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도 씨가 이번에 구입한 볏짚은 384개로 1롤 당 500kg일 경우 500~600만원의 유통비를 지원받게 된다. 올해 불어 닥친 태풍과 이어진 백수피해로 볏짚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해 졌다.

가격도 지난해보다 13%정도 상승해 축산농민들에게 볏짚 장거리 유통비용 지원은 시급한 상황이다. 김규 농림수산식품부 사무관은 “지원확대에 대한 요구가 만만치 않아 충분한 검토 후 제도적인 운송비지원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농식품부가 좋은 취지로 시작을 했지만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서 고민을 덜 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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