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가구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법령이 정하는 최저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들을 위한 수세식 화장실, 입식부엌, 난방 등은 꼭 필요한 기본적 삶의 질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다솜둥지복지재단 정영일 이사장의 말이다.
다솜둥지복지재단은 2007년말 ‘민과 관’의 ‘협력’과 ‘자원봉사’를 바탕으로 농어촌에 최소한의 주거생활 안정과 삶의 질 개선을 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재단은 전국 9개도의 농어촌지역에 가구당 300~500만원 수준의 자재비와 자원봉사 노력제공 등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지붕, 부엌, 화장실 등 집고쳐주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수리비용은 전액 무료다.
농어촌희망家꾸기 사례집에서 경남과학기술대 양금석 교수는 “2008년 82세 할머니 댁을 고쳐드린 적 있습니다. 밤낮으로 허리를 숙여서 일을 하고 나무 때는 아궁이에서 밥을 하느라 ‘꼬부랑할머니’였지요. 부엌을 입식으로 고쳐드리고 싱크대를 만들어 드렸는데…, 할머니가 싱크대 수납장에 그릇을 넣으시려 허리를 펴시는 겁니다. 20년만이었대요”라며 “기적이 눈 앞에 나타났다”고 회상했다. 양 교수는 여름방학 등의 시간에 대학생들을 데리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전북 장수군 문상석 씨의 6남매에게도 2009년 새 집이 생겼다. 다문화 가족인 문 씨 가족은 방 하나에서 모두 9명이 생활하다 농어촌 집 고쳐주기 대상에 선정돼 삶이 변화된 케이스.
정영일 이사장은 “작은 힘을 모으면 어려운 이웃도 꿈을 키운다”면서 “농어촌지역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전체의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올해 400채의 집을 고쳤다. 농어촌의 노후된 전체 주택수에 비해 미미하지만, ‘복지’가 시대의 화두인만큼 농촌복지에 집 고쳐주기는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재단은 농촌 독거노인들의 공동주거를 고민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농촌 독거노인들은 마을을 떠나서는 못사는 분들이다. 마을회관 위층에 공동생활 공간을 만들었더니 반응이 좋다.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지난 해 10월 충북 음성군 월문리 마을회관이 독거노인들의 ‘공동집’으로 재탄생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한편 재단이 발간한 ‘농어촌지역 취약계층 노인가구의 주거빈곤 실태와 정책방향’을 보면 건축된지 30년 이상 된 주택에 거주하는 농어촌가구가 101만7,000가구로 전체 농어가의 약 31%에 달한다.
<원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