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먹거리 이야기

  • 입력 2012.11.12 10:15
  • 기자명 정희영 서울 신길동 도시 소비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니네 텃밭’을 통해 꾸러미를 처음 받던 날, 아이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꾸러미 상자에서 보물을 꺼내듯 하나 하나 꺼내어 보던 기억이 난다. 쇠똥을 발견한 나는 “아! 쇠똥이라는 나물이 있었지!” 언젠가 고추장에 쇠똥을 한 움큼 넣어 너무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트에서 보던 계란과 두부와 반찬, 나물이 상자에서 나오는 것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받아든 꾸러미 상자 꾸러미로 저녁을 차리고 아이마냥 마냥 신난 나는 “이 두부 진짜 맛있지? 이건 쉽게 먹을 수 없는 두부야. 이건 특별히 우리를 위해 국산 콩으로 농민회 분들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주시는 두부야. 진짜 맛있다. 최고야! 너무 맛있다!” 연신 떠들어 대며 먹는 엄마가 신기 했는지 아이들이 “그게 그렇게 좋아? 두부는 마트가면 많잖아”하며 흔한 두부를 먹으며 너무 신난 엄마를 신기한 듯 쳐다본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게 두부라고 다 같은 두부가 아니야. 너희들이 이 맛을 모르니 진짜 안타깝다. 이런 두부는 꾸러미 아니면 절대 먹을 수 없어!” 조금은 과장된 나의 몸짓과 말투에서 아이들은 꾸러미의 두부는 정말 대단한 음식이구나~하며 동조한다.

꾸러미, 귀하고 특별한 음식 그 후 꾸러미의 두부는 우리 아이들에게 귀하고 특별한 음식이 되었다. 꾸러미가 온 다음날 아침 아이들 밥 위에 계란 후라이 하나씩 올려주며 “이건 너무 귀한 계란이라 아무도 안주고 꼭! 너희들만 줄거야” 아이들은 “이 계란이 그렇게 귀한거야? 계란은 마트가면 많잖아”한다. 난 방사 유정란에 대해 이야기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건 믿을 수 있고 이 분들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보내주신다는 거야”하고 대답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귀한 계란을 자신들에게만 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뿌듯해 하며 세상을 다 얻은 표정으로 맛있게 밥을 먹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었던 두부와 계란은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음식이 됐다. 행복·기쁨을 전해주다 꾸러미는 맛과 영양과 함께 우리 가족에게 행복과 기쁨도 같이 전해졌다. 생각해보니 아이들과 우리가 먹는 음식이 누가 어떻게 만들어서 먹게 되는지 그리고 그 음식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나도 아이들도 잘 모르고 있었다. 매일 쉽게 접하고 먹는 음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음식인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하다보니 편식을 하거나 음식에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최대한 음식을 버리지 않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은 계란으로 음식을 하면 “꾸러미왔어?”하고 묻는다. 두부를 먹으며 “꾸러미 두부야?”하며 먹는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가 우리의 몸을 건강히 하고 우리의 마음도 즐겁게 한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맛과 영양, 그리고 농민회 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들어있는 꾸러미를 열어 본다. 오늘은 무엇이 들어 있을까?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