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중독은 여름에만?
여름철도 아닌데, 무슨 식중독이람?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물론 여름에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겨울에도 주의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철 식중독의 주요 원인은 주로 세균이나 세균에서 만들어지는 독소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적당한 온도가 유지되어야 살아서 번식할 수 있고, 상당한 수의 병균이 체내에 들어와야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겨울에도 장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의 주범이 바로 노로바이러스입니다.
▩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에만 식중독을 일으키나요?
일년내내 일으킬 수 있지만, 추운 겨울에는 다른 세균들의 번식이 억제되어 식중독을 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이 많은 것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의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세균과는 달리 아주 적은 수의 개체(10~100입자)로도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에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이 됩니다.
▩ 감염 증상은 어떠한가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병은 장염입니다. 장염은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켜 물 같은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고, 복통과 발열이 같이 나타나기도 하는 질병을 말합니다. 설사가 시작되기 전에 몸살처럼 여기저기 아프고 두통, 오한을 느끼는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도 하며, 설사 자체는 2~3일 안에 대부분은 호전됩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고령 또는 어린이 환자에서는 때때로 설사가 심하면 탈수에 의한 증상들이 나타나 주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점액성 설사나 혈변을 동반하는 환자는 바이러스성보다는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빨리 병, 의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되나요?
노로바이러스가 다량으로 함유된 구토물로부터 사람의 손 등을 통해 2차 감염된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 제조업자, 음식점 조리 종사자, 가정에서 조리하는 사람이 조리한 오염된 식품을 먹은 경우, 가정과 공동 생활시설 등 사람과의 접촉 기회가 많은 곳에서 손을 통한 경구 감염, 오염되어 있는 이매패류(껍질이 2개인 조개류)를 날로 또는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먹었을 경우, 또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우물물과 간이수도를 충분히 소독하지 않고 섭취한 경우 등입니다.
▩ 예방 및 전염 차단을 하려면?
노로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집니다. 감염된 환자의 분변과 구토물을 처리할 때 주의해야 하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는 특별히 조심하여 취급해야 합니다. 감염된 사람은 증상이 시작된 날부터 회복 후 최소 3일까지 전염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회복 후 2주까지도 전염력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 수칙은, 첫째, 가급적 굴 등의 패류는 날로 섭취하지 말고 익혀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하며 음식물은 85℃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조리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둘째, 감염된 사람의 구토물이나 분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주로 실내에서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청소 등 위생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셋째, 손은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고, 행주 및 조리 기구는 열탕 소독이 필요하고, 화장실 문 손잡이와 변기는 정기적으로 염소 소독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며, 감염된 이후에도 세균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등의 약물치료는 불가능합니다.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를 잘 하여 탈수 등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손씻기 등의 예방활동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겨울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항상 위생관리에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