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FTA 중독된 것 같다”

한중일FTA 공청회… 농민단체 반발에도 강행
항의하는 농민들 10여분 만에 공청회장서 끌려나와

  • 입력 2012.10.29 08:41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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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FTA로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농민들은 공청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농민단체 회원은 공청회에 “단 한번이라도 농민단체 의견을 들은 적이 있느냐”며 따져 물었지만 10여분만에 끌려나왔다. <사진= 한승호 기자>
정부가 한중FTA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중일FTA도 추진하겠다고 나서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중일FTA 공청회를 열고 협상 개시를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한중일FTA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농민단체들은 공청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달아 FTA를 추진하는 정부를 비난했다.

특히 ‘한중FTA중단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이준동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FTA 중독자 같다”며 “중국과 일본은 우리와 식생활이 비슷해 FTA가 체결된다면 농업은 말살될 수밖에 없다. 결사항전의 자세로 막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중일FTA가 기존 FTA와는 다르게 인접한 3개국이 동시에 맺는 FTA로, 한중FTA 체결만으로도 국책연구기관에서 농업생산액 14.7% 감소를 전망한 점, 일본은 세계 종자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점을 들어 큰 우려를 보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공청회장으로 진입해 한중일FTA 중단을 외쳤지만, 안전요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10여분 만에 쫓겨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이광석 의장은 “농민들의 희생으로 이만큼 경제를 세우면 되지 않았느냐. 농민들이 시름을 겪고 있는데 농민은 전혀 인식하지 않고 정부가 막가파식으로 공청회를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농민단체 반발로 잠시 멈췄던 공청회는 이내 재개됐다.

정부 측은 한중일FTA 거시경제적 효과를 분석, 협정이 발효되면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163억달러(약 18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농수산업의 경우 한국은 고령화가 진행되어 노동 인력의 산업간 이동이 어렵고, 농가 소득이 낮아 정책적 부담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외교통상부는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 국회보고 등 절차를 거쳐 다음 달 18일에 열릴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중·일과 공동으로 협상 개시를 선언할 계획이다.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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