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 입력 2012.10.22 13:13
  • 기자명 한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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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선거를 앞둔 요즘 영화가에 잘 팔리는 영화가 상영 중이다. 이름하여 ‘광해, 왕이 된 남자’이다. 곧 천만관객이 들것이라 하니 나도 시간을 내어 영화를 보았다.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조선시대 정쟁의 희생물로 사라진 광해군을 내 세워 상상의 나래를 펴 본 것이다. 혹여 감독이 관객들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던진 상태로 영화를 봤으나 그런 것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진지함과 우수꽝스러운 장면들을 잘 배치하면서 관객들이 극에 몰입하도록 만들고 있다. 근래에 와서 광해군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달리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광해군의 역사적 기록은 패륜아였다. 그래서 그는 인조반정으로 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조선이라는 유학자의 나라에서 불효나 명에 대한 불충들은 탄핵의 대상이 될지라도 백성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동법의 실시나 파병거부를 통해 생명을 지키려 하는 것은 훌륭한 지도자 상인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유력한 후보자들이 서로를 물어뜯는 것을 보면 광해의 백성이나 투표권을 쥔 지금의 국민이나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 때만 되면 들려오는 북풍한설은 케케묵은 것이라도 효과가 좋은지 귀를 따갑게 한다. 광해군시대의 명에 대한 사대나 지금 울궈먹는 분단의 문제는 결국 미국에 대한 사대와 다르지 않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는 북방한계선을 지난정부에서 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는 모호한 것을 트집 잡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을 보면, 자신들의 정략적 이득을 최대화 하는데 백성들이나 국민들은 그들의 이용 대상이 될 뿐이다.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논타작물재배사업)이 시행 2년 만에 농식품부 스스로 거둬들이는 모양이다. 쌀 생산기반이 약화되고 국제 식량위기가 도래하는 시점에 쌀 생산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쌀자급률이 80%대로 역대 최저이고 식량자급률도 22%로 하락한 것이 원인이 되고 있다. 농민들은 이런 사태가 올 것을 예측하고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을 반대했으나 정부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일을 전개 했던 것이다. 정책을 입안할 때 국민들이 정책으로 인해 피해는 없는지 고통을 받는 사람은 없는지를 살피지 않고 정략적 목표치를 향해 가도록 설정하는 것은 올바른 정치가 아니다.

영화 광해에서 정략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린 부정적 이미지의 실제 광해와 그것을 걷어차고 백성들의 고통에 눈과 귀를 열고 그들의 고통을 풀어내는 긍정적 이미지인 가짜광해의 모습에서 진정한지도자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18대 대선후보들에게 지금 당장 실제 국민들의 삶을 논란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와 설전을 벌이라고 하고 싶다. 특히 지구의 종말이라고 회자되는 먹거리위기와 농업에 대해 왕이 된 남자‘광해’가 보여주는 그런 모습 보여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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