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은 선택 아닌 필수”

환농연, 유기농 활성화 위한 국제심포지엄 개최

  • 입력 2012.09.17 10:03
  • 기자명 경은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가 올해 도시농업 원년을 선포하고, 지자체가 앞다퉈 도시농업을 권장하는 도시농업 시대. 세계 각국의 도시농업 대가가 한자리에 모여 도시농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환경농업단체연합회는 제17차 IFOAM 세계유기농대회 1주년을 기념해 유기농 활성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지난 14일 남양주 유기농테마파크에서 개최했다.

심포지엄에는 일본, 영국, 중국, 호주의 도시농업단체와 전문가들이 참석해 도시농업운동의 의미와 전망, 민관 협력을 통한 도시농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영국의 Garden Organic과 호주의 CERES 유기농생태학습장은 팔당 두물머리의 상생과 협력의 대안모델로 언급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심포지엄은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유기농 확산과 대안적인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 호주 세레스 유기농생태학습장의 에릭 보틈리 교육국장은 '유기농 활성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새로운 대안경제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가든 오가닉’,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핵심
회원 3만 명을 둔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기농단체 가든 오가닉(Garden Organic). 마르기 렌나르센 연구소장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가운데 영국의 도시농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든 오가닉이 중점을 두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다. 소비자가 없다면 유기농을 생산해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많은 도시에서의 농업, 도시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많은 이들이 유기농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런던의 ‘2012년, 2,012개의 새로운 먹거리 재배 공간 확보 캠페인’이다. 현재 1,837개의 공간을 확보했다. 가든 오가닉은 런던시와 협력해서 시민에게 작은 땅을 제공하고 유기농을 짓게 한다. 런던시는 시내에서 생산된 로컬푸드가 소비될 수 있게, 도시식량주간을 정해서 운영한다. 이 주간에는 런던의 모든 레스토랑이 로컬푸드를 이용해서 요리한다.

마르기 렌나르센 연구소장은 “이제 도시농업의 개념이 생산에서 공동체가 주도하는 무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CSA)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공동체가 공동체 농원, 작은 텃밭 농장, 초보자를 위한 교육농장, 직거래 장터, 유기농 꾸러미, 푸드존을 운영한다. 이 속에서 대안적인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호주의 세레스,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10년 넘게 버려진 땅이었다. 경제, 사회, 환경이 결합된 지속가능한 발전을 내걸고 시작하기는 했지만, 땅을 좋게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4.5ha의 버려진 땅에서 시작된 세레스(CERES) 유기농생태학습장은 현재 연간 42만명이 방문하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생태학습장이 됐다.

세레스의 에릭 보틈리 교육국장은 “공동체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주민에 맞춰서, 지역주민이 참여하게 하고, 지연주민과 함께한다.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세레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세레스는 현재 환경교육과 유기농업 운동을 지역에서 주도하고 있다. 지역민은 유기농업을 하고, 생산된 유기농산물은 세레스 농장의 6km 내에 있는 가정과 일터에서 소비한다. 세레스 마켓, 지역 파머스마켓, 생협과 세레스 카페에서도 판매한다. 농사짓는데 필요한 에너지 일부는 풍력발전소와 태양열발전소를 만들어 충당하고 있다.

에릭 보틈리 교육국장은 앞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지원을 넘어 협력관계를, 더불어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운동으로 전환하자”는 것으로 “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미래는 끔찍해질 거다. 기후변화, 과소비, 우리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지역공동체 주도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함께 하면 새로운 대안의 경제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기후 등… 석유시대 종말의 대안은 유기농
도시농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영국과 호주 외에도 일본과 중국에서도 도시농업이 떠오르고 있다. 일본 나가노현 농업대학교 오시다 타로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 이후에 먹거리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도시농업의 중요성이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탈성장, 탈소비, 탈물질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이 20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시다 타로 교수는 “석유시대가 고갈되면 세계화도 끝날 수밖에 없다”며 “그랬을 때 대안은 유기농”이라고 제시했다. <경은아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