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3년 만에 상생대안에 합의

국토부와 농민, 생태학습장 조성키로

  • 입력 2012.08.20 09:45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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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을 마무리 지으려는 국토해양부의 행정대집행 초읽기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두물머리 유기농지가 생태학습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지난 14일 이용훈 천주교 수원교구장이 심재평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만나 ‘두물머리에 생태학습장을 조성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심 본부장과 두물머리 농민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로써 두물머리 유기농가에 철거명령이 떨어진 2009년 5월부터 시작된 3년여간의 4대강 반대사업싸움이 일단락 되게 됐다.

▲ 2004년부터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사를 지어 온 김병인(58)씨가 지난 16일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수확하 며 웃고 있다. 김씨는 두물머리 갈등이 평화롭게 해결된 것에 대해 “100% 만족은 못하지만 환영한다”며 “그래도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사진=한승호 기자〉
생태학습장 조성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고, 구체적인 추진은 경기도와 양평군, 천주교, 농민 측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했다. 두물머리에 조성될 생태학습장은 호주의 세레스 생태공원과 영국의 리턴 생태공원을 모델로 삼기로 했다. 이 공원들은 유기농 체험과 교육, 대안에너지, 문화체험 교육장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농지보존 팔당공대위는 “농민들이 행정대집행을 통해 다치거나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애쓴 천주교 측과 정치권 등 각계의 바람이 이번 중재안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협의기구에 적극 참여해 두물머리의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국토해양부는 애초 경작지 1만8,000㎡에 있는 비닐하우스 27동과 농막 2동을 철거하고 자전거도로와 놀이공원을 지을 계획을 철회했다. 국토해양부는 공사를 재개하되 관리용 도로만 내기로 했다. 농민들은 비닐하우스를 자진철거하고 팔당지역에 농토를 마련해 이전할 계획이다.

마지막까지 남은 4명 중 한명인 서규섭씨는 “행정대집행이라는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게 됐다”며 “정부도 한 발짝 양보하고 농민도 한 발짝 양보하고 서로 협력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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