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의 오만은 정책을 그르치는 지름길이다

  • 입력 2012.07.16 11:14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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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식품부 민연태 식량정책관의 오만불손한 태도와 천박한 농업관에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국회의원 황주홍(민주통합당 장흥,강진,영암)과 농수축산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농정토론회가 열렸다. MB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4년 농정을 비판하고 19대 국회가 최우선으로 농업을 되살리는 길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번 토론회는 미뤄졌던 국회개원과 거의 동시에 열려 농업의 위기를 함께 공유하고 농업의 활로를 열어 보자는 취지였다. 19대 국회에 농업문제를 어떻게 이슈화 시킬 것인지 걱정을 하던 농업계가 힘을 모아 만들어 낸 것으로 주목하고 있던 차였다.

주제발표에서 윤석원 교수는 MB농정의 농정철학부재를 들어 낮은 식량자급률, 고령화, 양극화, 소규모영세농, 가족농 등 근본문제인식이 결여된 농정이라고 비판 했다. 또 강진원 강진군수는 농어촌 인구감소로 인한 농어촌 공동체붕괴를 들어 농업농촌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사회공동체적 가치창조 농정’으로의 전환과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가치 인식’이라는 농정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민연태 정책관의 토론 자세는 오만불손했다. “자식을 사랑하는 길은 자식을 예뻐하기만 하면 안 되고 회초리도 들어야 한다”며 농민을 무시하고 수입개방을 해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발언을 했다.

누가 어버이고 누가 자식이란 말인가. 또 언제 농업을 무조건 감싸고돌아 본 적이라도 있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업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며, 지금까지 펴온 정책에 문제점은 없는지 반성은 일언반구도 없고 농민들을 질타하는 것이 농업정책의 고위 관리가 취해야 하는 자세인가. 민연태 정책관의 농업을 바라보는 태도는 농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농사를 지어야 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농민 몫이라고 하는 말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농식품부 고위관리들이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태도다. 농식품부 관료들은 농업을 통계수치나 실적수치로 재단 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 농민들에게 이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한해 농사를 실패하면 바로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다. 정책을 세울 때 농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까지 바라지 않아도 농민들을 질타하며 따라 오라고 강제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관료의 오만은 정책을 그르치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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