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을 농민·노동자 품으로 돌리자”

관치농협 주도 최원병 회장 퇴진 촉구
농민·노동자 관치농협 분쇄 결의대회

  • 입력 2012.07.09 09:11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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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법전면개정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충정로 소재 농협중앙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원병 회장 퇴진과 농협법 전면 개정안을 촉구하고 있다.
농민과 농협 노동자가 함께 무너져가는 농업을 살리고, 농협을 농민과 노동자의 품으로 돌리자고 결의했다.

 

농협법전면재개정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3일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관치농협을 반대하고 농협을 농민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농협법 전면 재개정 ▷비료 값 담합 진짜 주범 농협중앙회 규탄 ▷농협해체 주범 최원병 회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선진화의 이름으로, 때로는 민영화의 이름으로 강행한 사유화 과정은 농민·노동자의 삶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유린되고 해체되는 과정이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농협은 자산 거의 전부를 금융주식회사에 넘길 수 있도록 ‘지주회사 분리’를 골자로 하는 농협법을 개정해 처리했으며, 5월 30일에는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 조합상호지원자금운용에 관한 내용까지 포괄하는 이행 약정서를 맺기도 했다.

이를 두고 농협노동자들은 자율성을 지녀야 할 농협이 관치농협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공대위는 농민과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아 농협중앙회 측에 ▷한미FTA, 한중FTA에 대한 입장 ▷비료 값 담합 사태 관련 입장과 대책 ▷지주회사분리 농협법 재개정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에 관한 이행약정서(MOU) 폐기 ▷협동조합으로서 사회적 기업의 전형 제시 등을 촉구했다. 공대위 소속 단체 대표들은 집회를 마치고 이 같은 요구를 담아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농협중앙회는 정문 셔터를 내리고, 경찰력과 경찰버스를 동원해 농협중앙회로 들어서는 농민과 농협노동자들을 막아섰다. 이에 분노한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진입을 시도했으며 지역에서 가져온 비료를 뿌리고, 계란을 던지며 강하게 항의했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공대위 소속 일부 단체 노동조합 대표들은 공대위의 요구를 최원병 회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북 영주에서 참가한 조성오 씨는 (가명, 64세) “협동조합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젊었을 때 한푼 두푼 출자해서 만든 우리 농협이 다른 누군가에게 팔린다고 하니 참을 수 없었다”라고 집회참가 이유를 밝혔다.

충남 당진군에서 참가한 김상문(58세) 씨는 “농협이 처음에 만들어 질 때 농민들의 권익향상과 경제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 졌는데 지금 농협의 모습에서 농민을 찾아볼 수 없다”며 “정부도 농민을 무시하니까 농협도 덩달아서 그 장단에 춤을 추고 있다”고 비통해 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중, 한미FTA로 어려워져 가는 농민, 농업을 위해 농협이 농민들과 힘을 합쳐 싸워줘야 하는데, 최원병 회장은 말로만 한중FTA를 막겠다고 한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이 의장은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남해화학이 비료 값 담합을 주도했다는 것에 분노한다. 이를 통해 농협을 살찌웠다는 것을 농민들이 알아버린 이상 농민 잡아먹는 농협과 같이 살 수 없다”며 “비료 값 담합 문제를 농민들에게 사죄하고 환원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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