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노조, 지켜 볼 것
농협중앙회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어려움을 겪던 농협금융지주 신동규 신임회장이 지난달 26일 노조 사무실로 찾아가 노조 측과 의견을 나누고 노조 측 주장을 대부분 수용한다고 합의하면서 27일 취임식을 갖고 정상 출근했다.
농협중앙회노조는 ▲농협의 자율성·경영권 확보, ▲정부와의 MOU에 의한 근로조건 악화 방지, ▲자회사 요직 내부인사 중용원칙 등을 요구했고 신동규 신임회장은 대부분 이를 공감하고 자신의 취임사에 이를 밝히겠다고 말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신 회장은 27일 농협중앙회 금융지주 신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농협금융을 운영하는 데 있어 외부의 부당한 경영간섭이 있으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입김을 온 몸으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지주사와 계열사 임원 등 주요 보직에는 역량 있고 유능한 내부인재를 발탁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노조 측의 요구들을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농협중앙회지부 허권 위원장은 “일단은 지켜보고 약속을 어기는 것이 보인다면 대대적인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농협의 사업구조개편이 원래 2017년 예정돼 있던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리하게 앞당기고 말로는 5조원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1조8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이고 그 중 1조원은 거래도 안되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 실상은 8천억원 정도 지원 받고 농협이 10조원 가까이 부채를 지고 이를 갚아가야 한다. 이것이 다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 아니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업구조개편의 기초자료인 맥킨지 연구용역보고서에 기업공개 부분이 있다. 기업공개는 주식회사 방식으로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농협은 돈 많은 사람들 호주머니로 간다”고 경계하며 “이번 금융회장직 인사 건은 우선 지켜보고 농협법 전면 재개정을 위한 농협법공대위 투쟁은 대선국면에서 힘차게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어청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