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높아지는 우리 농산물

[채소류]중국산 양념채소류 국내 고착화되는 형태 보여
고율관세마저 철폐되면 농가에 직접적 피해 예상
국내 채소류 중국 의존도 심화

  • 입력 2012.06.04 08:08
  • 기자명 전빛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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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국내 채소류와 과실류의 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고율관세에도 불구하고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수입량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현재 검역규정에 있는 수입제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민감 품목에 대한 고율관세마저 철폐되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한 상황. 과실류 역시 수입 품목 수가 확대되면서 1992년 9개였던 품목이 2010년 20개로 늘어났다. 쌀과 대두를 제외한 식량작목과 축산물은 점차 의존도가 약화되고 있지만 한중FTA가 체결되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세계 채소류 무역에서 중국과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4년 20.7%에서 2010년 49.9%로 대폭 증가했다. 2010년도 우리나라 채소류 수입상대국별 비중은 중국 73%, 미국 9.2%, 태국 2.3%로 중국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채소류 세부품목 28개 가운데 수입실적이 있는 품목도 1992년 12개에서 2010년 33개 품목으로 증가했으며, 수입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의 품목은 1992년 기타채소류 1개에서 2010년 고추, 김치, 마늘, 당근, 토마토, 파, 양파, 기타채소 등 9개로 증가했다.

 

2008년~2010년 평균 채소류 수입액 상위 품목은 김치 22.4%, 고추 21.8%, 마늘 11.6%, 당근 9.1%, 토마토 3.5%, 파 2.6% , 양파 2.4% 순이다.  이 가운데 국내 소득 작목이기도 한 민감 품목으로는 고추, 마늘, 양파와 더불어 참깨, 대두가 꼽히고 있다. 한중FTA가 체결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들이다.

고추의 경우 2011년 전체 수입물량 15만 6,103톤 가운데 중국산이 14만 9,735톤으로 96%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늘은 전량 중국에서 수입됐다. 양파는 100% 국내 자급이 가능하지만 의무수입물량으로 인해 지난해 17만 801톤이 도입됐다. 대신 국내 양파가격이 내려갈 때는 건조양파를 들여오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그나마 국내 시장을 보호하는 형편이다. 

이처럼 한·중 채소류 교역구조는 김치와 고추, 마늘, 파, 양파 등 양념채소류 위주로 고착화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김치는 중국 최대 채소류 수입 품목으로, 채소류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6년 0.02%에서 2010년 19.2%로 대폭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김치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등 김치 중국산 의존도가 100%에 달한다.

특히 고추와 마늘의 국내 자급률은 각각 48.5%, 76.8%로 수입수요가 존재하고, 중국산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수입이 안정적으로 유지·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국내 채소류 수급이 불안정할 경우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농업생산구조도 유사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10만 달러 이상 수입 품목은 1994년 19개에서 2010년 29개로 확대됐으며, 앞으로는 중국 농산물 가공업이 더욱 발전하면서 채소류 가공품 수입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 비중은 2% 내외에 불과하다.  이처럼 한·중간 채소류 교역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일방무역으로, 교역구조상 보완관계 형성이 어렵다.

▲ 2010년~2011년 민감 품목별 수입량 추이 자료=농림수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림수산식품 수출입동향 및 통계」

                            

현행 고율관세만이 국내 생산농가 보호 가능

표에 의하면 고추류 할당관세는 270%, 마늘 360%, 양파 135%, 참깨는 630%에 달한다.

그러나 높은 관세로 인해 대부분 신선·냉장을 회피하고 냉동·건조·조제저장처리 등 우회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고추는 냉동고추와 건조고추의 비중이 각각 77.8%, 20.2%로, 양허기준 세율은 각각 27%, 270%다. 마늘 역시 신선·냉장보다 냉동 수입액 비중이 더 높고, 파는 전량 건조 형태로 수입되고 있다.

양파는 신선·냉장 형태가 67%로, 건조 21.1%, 냉동 10.7%보다 월등히 높은 비중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수입농산물 관세율체제가 유지되면 채소류 수입 시 고율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신선·냉장 형태보다는 반가공품 형태의 우회수입이 지속적으로 선호되겠지만, 이 방법만이 국내 생산농가를 보호할 수 있는 실효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한중FTA 체결로 신선·냉장 형태의 관세율이 낮아지면,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산 신선·냉장 형태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농가에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품목별 관세율

   품목

관세율(%)

고추류(신선 외)

270

고추류(냉동)

27

마늘(신선/냉장 외)

360

양파(신선/건조 등)

135

참깨

630

대두

487

<자료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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