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농업 그리고 한중 FTA

  • 입력 2012.06.04 08:07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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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0년. ‘죽(竹)의 장막’이라 불리며 동서 냉전의 상징인 중국은 1971년 이른바 핑퐁외교를 통해 서방에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 ‘죽(竹)의 장막’을 거두었다.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대만과 단교를 하고 중국과 수교를 하게 됐다. 중공으로 불리던 이름도 수교 이후 중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한중수교 20년, 적대국이었던 중국은 지난 20년간 우리국민들의 의식주 모든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제 중국산 제품이 없으면 우리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960만km² 면적의 국토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10만km²의 남한에 비해 90배가 크다. 여기에 한대에서 아열대까지 다양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농작물의 재배가 가능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중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우리와 근접해 있어서 중국의 농산물은 우리농업에 위협적인 존재다. 곡물과 축산물을 중심으로 우리시장을 공략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양념채소와 신선채소로 우리의 식탁을 점령해 들어오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세계의 공장으로 급격히 성장한 중국은 삼농(농업 농민 농촌)문제가 지난 10년간 심각한 국가적 과제로 부각 되고 있다.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업화와 도시화는 서부지역 농촌의 낙후를 낳았고 이것은 현재 중국정부로 하여금 농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지원을 촉진하게 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삼농문제해결 정책은 농업생산성 향상을 통해 농촌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동부지역에서는 대규모 수출농업의 육성을 꾀하고 있다. 이미 국내 농산물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우리 농업에 위협적인 존재인 중국농산물은 이러한 중국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한중FTA는 우리 농민들에게 공포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1994년 쌀 시장 개방 이후 농가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는 쌀 소득의 감소를 불러 왔고, 한 칠레FTA로 칠레산 포도가 국내 과수농가들의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그리고 한미FTA로 인해 한우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으며 미국산 오렌지 등 과일류의 수입으로 국내 과수농가들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시점이다. 그나마 채소류가 소득 작물로써 농가 소득을 지탱해왔으나 이도 중국산 농산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붕괴의 기로에 서 있는 농촌경제는 한중FTA로 말미암아 괴멸되고 말 것이라는 농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30년째 ‘경쟁력 강화’를 고장 난 축음기 틀어놓은 듯 되풀이 하고 있고 농민들은 허황된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난 30년의 농정으로 체득하고 있다.

정부는 협상과정에서 농업부분의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하나 결국 민감품목을 몇 개로 하느냐와 관세 감축기간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기술적 문제에 국한 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부유층을 상대로 한 고품질 농산물의 수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중국내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농산물의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 농산물, 친환경농산물 생산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한 발상이다.

우리 농업은 또 다시 위기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류 언론과 통상관료들 그리고 기업가 출신 대통령의 경제영토 확장론에 국민의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농업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한국농정신문은 6월 특집호에서 중국농업을 살펴보고 한중FTA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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