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관측, 예산 대비 효과? ‘갸우뚱’ “1년 61억원, 1인당 1억원꼴”

농경연 ‘농업관측사업 평가와 발전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기상데이터 활용·현장 밀착·효과적인 홍보 등 주문

  • 입력 2012.05.21 11:0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업환경이 점차 불안정한 가운데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쇄신 요구가 쏟아졌다.

농촌경제연구원(원장 이동필)은 16일 ‘농업관측사업 평가와 발전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관측사업의 중장기적인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서울대 김관수 교수는 ‘농업관측사업 평가와 개선방향’을, 농경연 김병률 농업관측센터장은 ‘농업관측사업의 발전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관수 교수는 농업관측사업의 성과와 한계를 지적하고 향후 발전방안으로 기상 요인을 고려한 확률적 조기 경보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또 “기상이 급변할 때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품목별 특성과 기상요인을 반영해 예측된 가격분포를 지수화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병률 농업관측센터장은 향후 농업관측이 한미 FTA, 한EU FTA, 한중 FTA 추진 등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해 추진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관측정보 수집 및 관측모형의 국제화가 필요하며, 국제곡물 관측, 수입과일 관측, 품목별 주요국 관측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농업관측사업 시행 이전인 1997년 9월과 비교할 때 주요 품목에 대한 가격변동성이 감소하는 등 성과도 있지만, 재배면적 조절 효과 등 의미 있는 역할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획재정부 이찬우 민생경제정책관은 “농축수산물과 석유에 대한 가격에 관심이 많다. 올해는 배추 등 신선채소류가 많이 올라 관측센터 자료가 중요”했지만 “재배의향을 가지고 가격을 예측하는 공급위주의 분석일 뿐 수요측면의 자료분석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재배현장에 가보면, 산지유통인들이 실제 재배면적과 작황패턴, 실제 수확량 등 몇 년간 패턴이 있다고 한다”면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보다 정확한 관측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수산식품부 이천일 유통정책국장은 “관측센터 예산이 점차 늘어나 올해같은 경우 60명이 61억원을 31개 품목의 가격관측에 쓴다. 대략 1명이 1억원 예산을 쓰고 한 품목당 2억원이 소요되는 셈”이라며비용대비 효용가치를 따졌다. 품목을 더 넓히지 말고 깊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어 이 국장은 “공공성 있는 사업이라도 100% 국고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수요자 분담 차원의 “품목별 자조금 활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우자조금의 예를 들면서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자조금으로 고기를 먹이는 것보다 수급예측에 자금을 쓰는 것이 훨씬 필요하다”고 재원조달에 대한 근본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관측은 홍보도 중요하다. 물가장관 회의 할 때 많이 배포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관련 기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라는 제안도 나왔다. 국립기상연구소 김백조 과장은 “농업과 기상·기후는 매우 밀접하다. 기상청의 축적된 정보를 과연 농업분야에서 썼는지, 활용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관측사업에 있어서 맞춤형 농업기상을 공동 활용하자고 말했다.

한편 농경연 홈페이지에는 지난 4월 5일자로 농업관측을 이용한 한 농민 의견이 올라왔다.

대파농사를 짓고 있는 50대 여성이라고 소개한 이 농민은 “이번에 상대적으로 관측 관심도가 덜한 품목의 관측월보 발행주기를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고 너무 기뻐서 몇 자 올린다”면서 “귀사의 뒷북치는 예측과 어두운 전망으로 인해서 피해만 계속 보았다…겨울 대파를 생산해서 판매하는데 귀사의 어두운 전망예측 덕분으로 불안한 심정에 싸게 팔아 버리고 나면 그 후로 가격이 올랐다…원망스러웠다” 등 농업관측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원재정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