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농 위두환 사무총장

“총선 결과 아프지만 이제 시작이다”

  • 입력 2012.04.23 14:09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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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와 한중FTA 추진으로 생존의 갈림길에 선 농민들에게 19대 총선은 절실했다. 이번 총선이 정권심판 성격이었던 만큼 여소야대 국회를 구성해 이명박 정부의 FTA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진통 끝에 통합진보당 배타적 지지를 결정했다. 농민 문제를 해결할 정당은 통합진보당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총선 결과는 무거웠다. 새누리당 과반 의석 확보와 더불어 통합진보당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실패했고, 전농 출신 농민후보의 낙선이 그렇다. 어느 때보다 전농의 근심이 클 터. 앞으로 어떻게 농업현안을 헤쳐나 갈 것인지 위두환 사무총장을 만나봤다.

위두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위 사무총장은 “우선 마음이 아프다”고 입을 뗐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둘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 사무총장은 “야권연대만 하면 다 되는 것 마냥 했던 정세인식도 잘못됐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실천지침이라든가. 세부적 계획을 세워서 실천했어야 했는데, 두루뭉술하게 갔던 것이 선거에서 안타까운 모습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패배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농민 후보가 출마한 지역에서 지지세력을 형성했다고 바라봤다. 위 사무총장은 “충남 예산·홍성에 출마한 김영호 후보는 23%를 확보했고, 경남 의령·함안·합천에 출마한 박민웅 후보도 22%를 확보했다. 지역에서 상당한 지지표를 얻었다. 강기갑 의원도 안타깝게 낙선했지만 진보세력이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전농은 중앙에서 총선 평가 초안을 작성하고 지난 17일 상집·상정 연석회의 간담회에서 초벌 토론을 진행했다. 이어 24일 1천 간부 전진대회를 연다. 총선평가와 전망을 세우고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토론하면서 조직의 복무력과 단결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4.11 총선 결과에 많은 아쉬움과 반성이 남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함께 모이면 힘도 생기고 지혜도 생기는 법. 전농 1천 간부가 함께 의기투합하는 장을 열겠다는 것이다. 위 사무총장은 “바쁜 농번기에 전 간부들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높은 결의다”며 “전진대회를 성대하게 치러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전농은 한미FTA 폐기, 한중FTA 추진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와 반값농자재, 농가부채해결 등 식량자급이 실현되는 국가 책임형 농정으로의 일대 전환을 위한 300만 농민대투쟁을 11월에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피로감과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농민운동의 대반격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전농은 그 첫 번째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강원을 시작으로 경북, 경기 등 계속 지역을 돌고 있다. 위 사무총장은 “중앙에서 제대로 판단하려면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과 소통하고 지역의 힘을 길러 나가려고 한다. 이제 시작이다”고 밝혔다.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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