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만 바뀌면 농민 살 맛 납니더”

전농·녀름, 지난 20~21일 협동조합 운동가 양성 3차 교육 열어/ 괴산 불정농협, 창원 동읍농협 조합장 강의

  • 입력 2012.03.26 09:49
  • 기자명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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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린 '협동조합 운동가 양성 3차 교육'에 참가한 창원 동읍농협 김순재 조합장이 지역농협 개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이광석)과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지난 20일에서 21일까지 ‘2012년도 전농 협동조합 운동가 양성 3차 교육’을 전라북도 무주군에서 열었다.

이번 교육에는 충북 괴산 불정농협 남무현 조합장과 경남 창원 동읍농협 김순재 조합장이 ‘조합의 사업과 구조, 문제점과 개선방향’과 ‘조합개혁, 이렇게 합시다’란 주제로 강의 했고, 농협개혁을 바라는 전국의 30여명이 넘는 농민이 수강했다.

불정농협 남무현 조합장은 이날 강의에서 ‘지역농협의 개혁 3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1기 전략은 판매사업 전략, ‘무엇이든 다 팔아주겠다’란 의지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는 특정 조합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곧 한계를 드러낸다.

2기 전략은 지역농협의 틀을 바꾸는 것으로 전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다. 어떤 상품이든지 모두 수매해주는 것. 또 이 전략을 사용하면 농협과 계약하는 농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3기 전략은 모든 권력을 조합원에게 주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조합원을 위한 농협’이 되려면 조합원들이 스스로 농협을 이끌어가게 해야 한다는 것. 즉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 농협을 만드는 것’으로 대의원들이 무엇이든 제안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하는 농협을 만들어 조합원들이 농협 사업 참여에 의욕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남 조합장의 강의를 듣던 한 농민이 “지금 농협은 회생 불가능한 골칫덩어리, 차라리 다른 대안 조직을 만드는 것이 어떤가?”란 질문을 하자, 남 조합장은 “교육지원 사업비 등 작은 지역농협도 20억 원 정도는 농민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이 있는데 이를 왜 포기하나? 있는 것만 바꿔도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불정농협은 이와 같은 전략으로 경제사업을 한 결과, 최근 3년간 한 해에 경제사업규모는 60억 원씩 늘고 타 지역 농민들도 불정농협에 납품 하는 사례가 빈번한데다, 경제사업 비중이 전국 평균에 비해 두 배나 된다.

뒤이어 강의에 나선 창원 동읍농협 김순재 조합장은 “농협 개혁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협동조합의 상식에 맞게 원래 지킬 것만 지키는 것이 개혁”이라고 말했다. 또 “조합장으로 있으면서 신규경제사업만 한 해 최다 11개, 현재는 한 해당 2개씩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직원들에게 다른 농협이 잘하는 경제사업을 모방해오면 30만 원씩 인센티브를 지급해 직원들에게도 경제적 유인을 주고 농민들에게도 실익이 돼, 직원과 농민 모두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새 교육지원사업비만 40% 가까이 늘어난 것 등은 특별한 비책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이용고배당에 따라 비료, 모판 등 우리 조합에 참여하는 조합원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합원이 더 늘고 경제사업도 날로 커진데다 수익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의에서 남 조합장과 김 조합장은 “농협은 외부 사람들의 것이 아니고 조합장의 것도 아니다. 조합원 그 자신의 것이다. 조합원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농협도 조합원을 위한 농협으로 바뀔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농협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어청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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