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反농민적 인물 국회의원 공천

‘다방농민’ 발언한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살인진압으로 농민 죽음에 이르게 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

  • 입력 2012.03.26 09:19
  • 기자명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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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허준영 공천 취소와 새누리당 심판을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한미FTA 발효로 근심에 빠진 농민 가슴에 또다시 비수를 꽂고 있다.

사상 최대 농업개방을 이끌어 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농민 2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살인진압 책임자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공천한 것이다. 이들은 각각 강남(을)과 노원(병)에 출마해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와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와 맞붙게 됐다.

 

농민들은 FTA 추진과정에서 발효되기까지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2005년 ‘쌀 협상 국회비준 저지, 한미FTA 저지 농민대회’에 참가한 전용철, 홍덕표 씨가 사망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인(死因) 조사 결과 경찰 과잉진압이 원인”이라고 발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다. 당시 시위 진압 책임자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었다.

또 농민은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다방농민’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김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2010년 “다방농민이란 말이 있다.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투자했더니 돈이 엉뚱한 데로 가더라”고 FTA로 생존의 기로에 선 농민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철회를 요구했다.

전농 이광석 의장은 “허준영, 김종훈만큼은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전여농 박점옥 회장 역시 “새누리당은 농업과 농민을 지키려면 이들의 공천을 철회하고 농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반발에도 새누리당과 후보들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허준영 후보는 지난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농민대회 당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농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대한 인내로 대했지만 불가피하게 우발적인 불상사가 발생했다”며 “벌써 7년 전 일인데 그 문제에 대해 경찰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전농 곽길자 정책국장은 “공권력이 우위에 있는데 우발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 우발적이면 경찰책임은 없는 것이냐”며 “2005년에도 사퇴하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사퇴했지만 책임은 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잘했다고 하는데 분노가 치솟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反농민적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발탁하기 전에도 농업에 무지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로 열린 ‘4.11 총선 관련 각 정당 농정책임자 초청토론회’에 새누리당은 농정 공약을 들고 오지 못했다. 각 정당에 주어진 5분 발언도 채 채우지 못해 빈축을 샀다.
<경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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