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한 서규용 장관"…사퇴 목소리 높아져

농산물 값 폭락 무대책에 분노한 농민들
정치권과 함께 서 장관 사퇴·대책마련 촉구

  • 입력 2012.01.21 22:48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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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값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폭락에 따른 농민들의 분노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이에 따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공동대표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 박점옥),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이광석)은 지난 19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사임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지난 19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소값 폭락 사료값 폭등으로 인해 더 이상 소를 키우기 어렵다며 송아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항의서한을 통해 “송아지 한 마리에 만원이란 얘기는 듣고 계십니까? 사료 빚에 허덕이다 못해 자식 같은 소를 굶길 수밖에 없는 축산 농민들의 심정을 알고 계시기나 합니까?”라고 농민들의 심경을 담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물었다.

 

또 “수입산 쇠고기 급증으로 소 값은 폭락하고 축산업은 이미 붕괴 직전까지 왔다”며 “한미FTA가 발효 직전까지 온 상황에, 정부는 올해부터 캐나다 쇠고기 수입까지 강행한다고 했다. 축산 기반 자체가 초토화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실제 통합진보당에 따르면 2004년 13만 3천 톤에 불과하던 수입산 쇠고기는 2011년 28만 9천 톤으로 15만 톤 이상 늘어났다. 2006년 2톤에 불과하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11년 10만 7천 톤으로 10만 톤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수십 년 고생하며 소를 키워온 한우·육우 농가들에게 지금 남은 것이라곤 수억 원의 빚더미와 참담한 미래뿐”이라며 “사료 빚에 허덕이는 농민들은 행여나 축협에서 차압이 들어오지 않을까 매일 가슴 졸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농촌현실을 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축산농민들의 연쇄파산을 막기 위해 부채상환연기 및 농수산업경영회생자금 지원 등 경영안정대책을 즉각 실시 ▷수입산 쇠고기 급증과 소 값 폭락 사태의 연관성을 면밀히 분석해 WTO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축산농민 협박 중단 및 긴급 한우·육우 수매 실시 ▷사료안정기금 설치·사료자급기반 확대로 축산농가 파탄의 근본 원인인 사료 값 인하 ▷‘대규모 농축산물 무관세 수입’과 ‘공공비축미 방출’을 즉각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 수매제 등을 촉구했다.

이날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부적절한 대응을 했던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을 경질하고, 고통 받는 농민들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제발 국민들 마음을 함께 느끼시고 어루만지시길 바란다. 우리 농민들이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 통합진보당은 농민들이 소값 문제로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도록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도 참석해 “소는 누가 키웁니까? 젖소 송아지 한 마리 만원인데, 소는 누가 키웁니까? 사료값 30-40% 폭등하는데 누가 소를 키웁니까?”라며 “농사는 중국이 짓고, 소는 미국이 키우면 우리 농민들 어떻게 삽니까? 어디 가서 삽니까?”라고 이 대통령에게 따져 물었다.

문경식 전농 한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농민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냐? 농민들이 설 자리가 없다. 한우 값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공무원들의 봉급이 절반으로 깎였다면 어느 공무원이 가만히 있겠는가?”라며 비통해 했다.

이어 “농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절대 이대로 주저앉아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 반드시 심판할 것이고, 농림수산식품부 서규용 장관은 모든 책임을 지고 당장 장관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농민들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농민들은 설을 쇠고 또다시 트럭을 몰고, 벼 포대를 매고 청와대로 올 것이다. 그러기 전에, 농민들의 아픔이 더 깊어지기 전에, 농민들에 대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도 “지금 전국의 축산농민들은 죽지 못해 살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설 경기 맞아서 소 몇 마리 더 잡는 다고 소 값이 회복되겠나? 눈감고 아웅하는 식 이제 제발 좀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통합진보당 김선동, 홍희덕 의원도 참석해 농민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과 농민들은 사료 값 때문에 키우기 어렵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키워보라고 지역에서 가지고온 송아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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