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지역총회 참관기

“한미FTA 저지 국제농민운동 연대해 달라”

  • 입력 2011.12.19 16:14
  • 기자명 곽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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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 여성 처한 문제 각 나라 상황 공유
   전농·전여농 참석해 연대 메시지 공식 요청

비아캄페시나는 4년에 한번 국제총회와 2년마다 중간총회를 개최하며 1년에 한번 각 지역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12월 8일과 9일 양일간에 걸쳐 베트남에서 VNFU(베트남 농민연합)의 주최로 동남동아시아 지역총회가 개최됐다.

지역총회에 앞서 진행된 아시아 지역 여성총회에서는 지난 국제총회에서 결정된 반성폭력캠페인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농촌지역 여성들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각 나라의 상황을 공유하고 계획을 논의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이번 지역총회에는 9개국 12개 조직이 참가해 2011년 각 국 활동보고와 2011년 지역활동 평가 그리고 2012년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지난 3월의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복구, 핵발전소와 관련된 보고를 했으며 지진 이후 비아캄페시나 소속 각 조직의 아낌없는 도움에 고마움을 표했다.
토지수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국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농민들과 FTA와 TPP 등 신자유주의 농업정책으로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한국과 일본 등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겪고 있는 어려움과 농민들의 삶은 다르지 않았다.

각국 보고를 통해 전농은 한미FTA 저지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실현을 위한 농민들의 다양한 투쟁, 통일투쟁, 조직교육사업 등을 보고했으며 전여농에서는 올 해 8월 25일 하반기 투쟁의 포문을 열며 진행했던 전국여성농민대회의 성과를 비롯하여 식량주권 사업으로 토종종자지키기와 언니네텃밭 등의 사업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한 한국 민중들과 농민들에게 비아캄페시나가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각국 보고에 이어 각 위원회의 활동보고가 이어졌다. 청년위원회 보고는 지난 9월 한국에서 개최된 청년총회보고와 더불어 이후 농촌지역의 후대양성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청년사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인식하는 자리였다.

이튿날 이어진 논의에서는 크게 △기후변화 △FTA·TPP △토지수탈과 농업개혁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생태학 △쌀관련 △세계물포럼 △리우+20과 녹색경제 △2013년 비아캄페시나 국제총회, 여성총회, 청년총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가 농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지구온난화방지라는 미명하에 산림을 황폐화하고 원주민들의 토지를 수탈하는 상황 등에 대한 공유가 있었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는 토지수탈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많은 선진국들이 농산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농장을 조성하고 있고 대규모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토착민들의 토지를 수탈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 또한 해외농업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해외농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이것이 해당국가의 농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을 앞세운 이명박 정권의 녹색성장이 녹색경제의 모델로 호도되고 있다.

2012년에 있을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 앞서 한국에서 진행될 기후변화협약 정부고위급 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한 우리의 고민도 필요하리라 생각됐다. 또한 내년 6월에 브라질에서 개최될 리우+20에 대한 대응논의도 있었다.
올해 지역총회의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2013년 아시아에서 개최될 비아캄페시나 국제총회와 여성총회, 청년총회의 준비에 관한 것이었다.

2013년은 국제총회와 더불어 비아캄페시나가 창립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런 뜻 깊은 해에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총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졌다.
투쟁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던 비아캄페시나의 2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는 뜻 깊은 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나 이번 국제총회에 라틴아메리카차원의 제안으로 원주민들이 농민과 같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같은 처지에 놓여있기 때문에 원주민총회를 개최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후 ICC(국제 조정위원회)를 비롯한 지역차원의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조직화 대상이나 재정의 문제, 전체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이후 더 풍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전농은 2013년이 이경해 열사 10주기가 되는 해인만큼 아시아 차원의 농민포럼, 식량주권포럼, 추모사업 등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지역총회는 앞서 밝힌 것 처럼 다양한 국가, 다양한 조직이지만 전 세계 농민들이 직면한 문제를 공유하고 공동의 투쟁방향과 활동방향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글 / 곽 길 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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