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민 서울로 소 트럭 몰고 와 소값폭락 항의

“소를 길바닥에 버려야 하나?” 한우 긴급수매 요구

  • 입력 2011.12.19 09:40
  • 기자명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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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폭락 사태가 거듭되면서 한우농민들이 급기야 송아지를 싣고 서울로 나섰다. 이들은 이렇게 가다가는 다 죽게 생겼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소를 길바닥에 버리던지, 농민들이 죽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긴급히 꾸려진 한우농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KT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한우 긴급수매, 한미FTA 폐기 등을 요구했다.

▲ “나 버리면 어쩌지…”한우농민들이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KT본사 앞에서 ‘한우값 폭락 대책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날 이들은 한우 10마리를 끌고 청와대까지 행진할 계획이었지만, 송아지들은 경찰의 제지로 아스팔트를 밟지 못했다.<유정상 기자>

체감온도 영하 15도로 올 들어 가장 추웠던 이 날 전남 보성군에서 올라온 문경식 한우농민은 “송아리 한 마리 3백만원 하던 값어치가 시장에서 50, 60만원 대로 떨어져 버렸다. 한우농민들의 자산이 1억에서 삼천만원으로 깎인 셈”이라고 밝히며 이렇게 만든 것은 이명박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문 농민은 “농민들은 소를 키워야할지 아니면 밖에다 버려야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이대로 가면 농민들은 농약을 마시고 죽을 수밖에 없는 절박한 현실이다”라며 “긴급수매와 사료값 보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우농가들은 분노에 차서 죽던가 아니면 한우를 전부 내다버리던가 둘 중에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르짖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이광석 의장은 “한미FTA가 이미 발효도 되기 전에 소값이 곤두박칠 치고 있다. 소 값은 떨어지고 사료 값은 오르고 농민들은 죽기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한미FTA 이행 중단을 요구했다.  

전국축협노조 이윤경 위원장도 참석해 “농민들이 송아지가 태어나는게 겁이 난다고 한다”며 “한미FTA를 즉각 폐기하고 한우농가를 살릴 수있는 대책을 신속히 낼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날 한우농민들은 한우값 폭락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송아지 10마리를 트럭에 싣고 와 기자회견 장소에 풀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이들은 송아지가 실린 트럭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여고생들은 “한우를 좋아하는데 한우값이 떨어지면 큰일”이라며 한우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에 공감을 표시했다.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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