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은 지금 동상이몽

회원들은 “FTA 폐기”, 회장은 “가능한 소리가 아니다”

  • 입력 2011.12.12 12:30
  • 기자명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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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한미FTA의 국회비준이 통과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서명이 끝난 가운데, 전국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분노의 촛불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농업 부분은 한미FTA에 최대 희생양으로 지목된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규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5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김준봉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FTA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 한농연 회원들을 포함한 농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김준봉 회장은 반대시위를 왜 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습 처리든 어쨌든 통과된 것이며  대통령이 서명까지 했다. 폐기 주장은 국가 간 협정을 맺어놓고 가능한 소리가 아니라 이제는 대책이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지금의 시위는 막무가내며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통상(通商)으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FTA를 안 할 수 없고, 국가 경영상 불가피하다는 걸 안다.”고 답했다.
국내농업기반이 완전히 무너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닥쳐보지 않아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한농연 홈페이지에는 김준봉 회장의 인터뷰를 성토하는 회원들의 항의글이 이어졌고, 김준봉 회장의 고향인 상주에 사는 한농연 회원 박모씨는 “현장에서 한미FTA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상주 농민들은 천막농성을 벌이며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는데, 중앙회장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며 의아해 했다.  

다음날인 6일, 분노한 한농연 부여군연합회 최병국 회장은 한농연 홈페이지를 통해 규탄서한을 작성해 올렸다.
“부여군은 농민단체협의회를 결성해 한미FTA비준 결사반대, 공공비축미 수매거부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농민집회를 11월 25일 개최했고,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중”이며 “전국농촌지역에서는 나락적재를 통한 농어업 피해보전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가 진행되고 있는데 농어민 단체중에서 제일 큰 한농연 중앙회장이 현실파악을 못하냐”며 분개했다.
이어 “그렇게 속고도 아직 정신 못차리고 국가경영상 불가피 하다는 것으로 안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기꺼이 동조한다는 말”이라며 “개탄스럽다”고 표현했다.
또 “정부단체와 농촌연구원에서 수많은 농업피해부문의 논문을 발표해서 대한민국 농촌이 완전히 파괴된다고 하는데도 한농연의 수장이 쉽게 막말을 할 수 있겠냐”며 “현실 파악이 안되는 김준봉 회장은 12만 농업경영인 회원들에게 속히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회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지난 8일 김준봉 회장은 일선 회원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인터뷰 내용으로 인해 12만 농업경영인의 심려를 끼쳐  드린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뷰를 수락한 이유에 대해 “언론의 성향을 떠나 메이저 신문이기에 한농연이 발표한 추가대책의 절실함에 대해 국민에게 더 알리기 위함”이었다며 “확실한 피해 대책 관철을 위해 회원들과 앞장 서겠다”고 했다.
 <김명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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