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이 생산성 많고 수익도 높아”

농업생태학,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 사회의 대안
[참관기]인도 카르나타카주 농업생태학 연수

  • 입력 2011.11.14 09:46
  • 기자명 김혜숙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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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인도의 남부 카르나타카 주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 농민들을 대상으로 농업생태학 연수가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와 남아시아, 그리고 인도의 농민단체 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연수는 주최국인 인도를 비롯해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티모르 레스테, 필리핀, 네팔, 스리랑카 9개국에서 50여명이 참가해 자연농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농장들을 직접 방문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연구하고, 현지 농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실천을 교류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연수에서 실무지원을 맡은 피터 로셋은 “농업생태학은 농업 기술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이상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적 농업 방식은 그 규모가 크든, 작든, 자연과 인간에게 똑같은 피해를 가져다 준다. 농사를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지으면서 자본주의 반대를 이야기할 수 없다. 비아캄페시나는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를 반대하고 우리와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고 싶은 대안적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따라서 화학적 고투입재에 의존하는 자본주의적 농업방식의 대안으로서 비아캄페시나는 2009년부터 어머니 지구와 조화를 이루는 농업생태적 실천들을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후쿠시마식 자연농법을 시행하고 있는 농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대표단

비아캄페시나에서 이야기하는 농업생태학은 지속가능한 소농농업, 자연농업, 바이오다믹스, 퍼머컬쳐, (기업적인 외부 투입재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생산 유기물에 의존하는)유기농업, 생태농업 등 대륙이나 나라,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인도에서는 흔히 ‘자연농업’이라 부른다. 명칭은 다양하지만, 그 원칙은 동일하다.

즉 바이오매스의 순환과 영양의 흐름을 촉진시키고, 유기물질이 풍부하고 땅속 무기물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땅의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며 자연 손실을 최소화한다. 또한 농업의 생물 종과 유전자원을 다양화시키고 외부 투입재에 의존하기보다 모든 요소들이 생물학적 상호작용과 시너지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에서 자연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4백만으로 그 규모가 대단히 크다. 4일 동안 하루 3~4시간 차를 타고 여섯 농가를 방문했는데, 땅속 유기물을 극대화시켜 생산성을 높이는 ‘무예산 펠리카 농법’과 우리나라에 태평 농법으로 알려진 ‘후쿠오카 농법’을 실시하는 농가를 핵심적으로 살펴봤다.
두 농법 모두 화학적 외부 투입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사용하는 유기물은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방문한 농가의 농민들이 자연농법을 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으나, 모두들 생산성에서 기존의 관행 농법에 뒤지지 않으며 수익은 더 많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외부 투입이 없어 지출이 없거나 거의 없다 보니 농산물의 가격을 농민이 결정할 수 있는 등 농사에 있어 농민의 결정권이 크게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전여농을 대표해 참가한 김정열 언니네텃밭 단장이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후나 토양 등 외적 조건이 많이 달라 인도에서 하고 있는 농사 방식을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신자본주의적 체제를 거부하는 농민운동으로서 이번 연수는 대안적 농업 방식이 가능하고 또 실현될 수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다.

또한 우리 땅에 맞는 농업 방식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농민운동의 중요한 역할임을 다시 한 번 새기는 과정이었다. 농업생태학은 완성된 방법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조건과 현실에 맞게 그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니 말이다.   

글·김혜숙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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