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출미가 ‘농협쌀 둔갑’ 비싸게 팔려

농협 “정미소에 둔 포장지 회수 안 해 일어난 일”

  • 입력 2011.10.10 09:52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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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통합RPC 공공비축미 40kg 5만개, 어디다 썼나 밝혀야

정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 방출한 2009년산 쌀이 농협 상표를 달고 고가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달 전남 영광군에서는 영광군농민회 대마면지회 농민들이 쌀 중간 도매상과 농협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서 농민들은 “정부가 2009년산 공공비축미를 방출해 쌀값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그마저도 농협 상표를 달고 고가로 팔리고 있다”며 “쌀 유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농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모른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중간상인들이 20kg 쌀 한 가마를 올해 쌀 가격보다 4천원 싼 3만원에 판매를 할 뿐 아니라 이 지역 ‘군남농협’ 포장지로 판매됐다는 것. 그러나 판매된 쌀은 정부가 2만 3천원에 방출한 2009년산 공공비축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민들이 이에 크게 반발했지만, 상표가 도용된 셈인 농협은 단속권한이 없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여 왔었다. 그러나 문제가 확산되자 최근 군남농협과 무안지역 소재 해당 정미소가 지역 일간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기에 이르렀다.

영광군농민회 조병태 부회장은 “해당 정미소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올렸고, 군남농협도 포장지 회수를 안하는 등 관리소홀로 불거진 문제로 사과문을 게재했다”며 “농민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해명서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농협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우나 일단 군남농협이 주장하는 대로 해당정미소가 상표법을 위반했다는 사항에 대해 어떤 제재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현재 불거지는 공공비축미 문제는 앞으로도 심각하다고 전제하면서 “군에다 물어보니 2009년산 공공비축미를 개인RPC에서 받은 것도 있고, 영광통합RPC에서 받은 것도 있다고 했다. 영광통합RPC에서 받은 공공비축미 물량이 40kg 5만개라고 한다. 어떻게 처리했는지 공개질의를 했는데 아직 대답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쌀값 안정화 명목으로 시장에 풀린 2009년산 공공비축미가 시장의 쌀값을 교란시키며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을 다시 공격하고 있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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