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졸속 비준처리를 우려한다

  • 입력 2011.10.09 21:2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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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국회비준안 처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언론들은 일제히 한미FTA 이행법안이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 사전조율이 마쳐졌기 때문에 13일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미 의회 통과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의회일정 등을 이유로 13일을 넘기더라도 정상회담 이후에 미 의회 통과절차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정부와 한나라당도 한미FTA 국회비준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감사가 종료된 이후 본회의 대정부 질문이 끝나면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략적인 일정은 21일 또는 24일 정도에 상임위에서 처리하고 28일 본회의 비준시도가 예상된다.

한미FTA는 ‘제2의 을사늑약’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양극화 심화를 초래하면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예상과 우려는 진보적인 학자와 전문가들의 충분한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그동안 ‘독소조항의 문제점’, ‘한글번역본 오류’, ‘한미FTA 경제효과 과대포장’, ‘쌀 개방 이면약속’ 등 정부가 숨기고 왜곡했던 사실들을 낱낱이 밝혀낸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회가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 등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와 의혹들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 국민들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국회가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졸속적인 비준을 시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과 노동자들의 지난 6년 동안의 질긴 투쟁에도 한미FTA의 검은 본질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검은 본질이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토해져 나오고 있다. 나라의 주권과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을 암흑으로 둘러쌀 진실 앞에서 과연 민의를 대변한다는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되돌아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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