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대위‧이정희 민노대표 농성장에서 간담회 열어

농민들, “지역구 의원 압박 하겠다”
이 대표, “최선 다해 FTA 막아내겠다”

  • 입력 2011.10.05 17:20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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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만나 한미FTA를 막기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한미FTA저지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농대위)는 5일 오후 한미FTA저지를 위한 농민단체 농성장 간담회 자리에서 이정희 대표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이날 농민들은 “민주노동당도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한 농민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정희 대표는 “한미FTA를 막아 온 지 5~6년 되어 가는데, 18대 국회 마지막에 와서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며 “그동안 싸웠던 시기 중 지금이 가장 위태로운 시기이다. 실제로 미국의회는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절차를 진행 중에 있고,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13일로 앞두고 있다. 의회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FTA 비준안이 처리되고 나면 농업 농촌 농민 뿐 아니라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한미FTA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확산 돼 있는데 싸움을 하기 위한 결의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미FTA는)민주노동당이 18대 국회에서 져야 하는 책임이고 싸움이다. 지금 다시 야당 정책협의회를 가동하고 있고, 대처는 하고 있지만 국회비준을 막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최선을 다해서 막아보겠다”라고 말했다.

▲ 한미FTA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단체장들이 5일 오후 여의도에 마련된 한미FTA저지를 위한 농민단체 농성장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있다.

농민단체장들은 한미FTA를 막아내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열심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농민들도 지역구 의원을 압박해 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준봉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우리도 마지막이란 생각을 가지고 하고 있지만, 힘이 부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여당인 한나라당은 한미FTA를 강행처리 하려고 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정치권내에서도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봉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13일 방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이를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민주노동당의 입장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이 대표는 “18대 국회 초에 비하면 야당들의 생각이 높아지고 대응력이 진전된 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의 투쟁력이 낮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지어 이 대표는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 전에는 한나라당도 감행하기 부담이지 않을까. 하지만 선거결과와 무관하게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여‧야‧정 협의체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재협상을 하자고 이야기는 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의 그간의 행태를 보면 믿을 수 없다” “국회 안에서는 말로 시간을 끌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며칠 되지 않는다. 최대한 힘을 축적해 완강하고 결연하게 싸워야 한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국회의원들이 결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물리적 충돌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점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한미 FTA 싸움이 길어지다 보니 농민들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설명하며 “민주노동당 의원이 몇 안 되지만, 농민들을 위해 열심히 한다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 너무 다쳐가면서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박 회장은 “지역에서는 한미FTA를 찬성 국회의원들을 낙선시키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역에서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준동 한국농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실제적으로 이번 국회에 처리할 확률은 전보다 높아졌는데 지금은 많이 무디어져 있다. 우리 농민들의 활동반경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야당을 결집시키는데 최선을 다 해 달라. 그렇게 하는데 민주노동당에서 할 수 없는 예민한 부분은 우리 농민들이 지원사격 하겠다. 지역구를 움직여서 지역구 의원들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 대표는 “민주당을 잘 싸우게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 굉장히 위축되어 있다. 선거가 다가오니까 더 그런 것 같다”며 “18대 국회 초기만 하더라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농촌출신 의원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행동력은 떨어져 있지만 야당(민주당)과 내용적으로 합의는 매우 높아져 있다”며 “농민들도 농민들의 생존을 위해 현장을 일궈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최대한 한미FTA를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도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정리를 했다. 이 의장은 민주노동당의 한EU FTA를 막아내기 위한 헌신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사실 우리 농민단체장들도 한계를 도전 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모두 긴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의장은 “오늘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FTA 저지를 위한 비상시국선언 대회에서 여의도의 농성장을 지역구 의원 사무실 앞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전농은 민주당 의원들이 많은 전라도 지역은 지역구 의원을 압박해 한미FTA반대 입장을 끌어내기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위두환 전농 사무총장은 “지금 이 시기에 현장 투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야 4당의 전국대회를 국회 앞에서 열었으면 좋겠다. 야 4당 당원들과 함께 싸워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윤금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도 참석해 “한미FTA를 저지하겠다는 많은 동력이 붙고 있기 때문에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한미FTA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2만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고 한미FTA 저지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 등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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