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피켓을 들고 대회장에 섰나?

한마음 대회 참관기 -대회장 밖 풍경

  • 입력 2011.09.10 10:08
  • 기자명 남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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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는 농협 창립 50주년을 기념한다며 농협중앙회 주최로 ‘전국 농업인 한마음 전진대회’가 열렸다. 전국 곳곳의 지역농협과 농협중앙회 소속 농민조합원, 농협노동자 수만명이 모였다. 오후 2시가 본행사 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입장시켰는데, 상황을 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하여 출입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몸 수색, 물건 수색을 하다보니 일찍부터 서둘러 입장시키는 것이었다.

 

전국농협노조와 전국축협노조, 사무연대노조 농협중앙회 비정규지부는 각 조직별 요구안이 담긴 피켓을 들고 경기장 입구 곳곳에서 선전전을 했다. 〈사진〉

 

“협동조합 팔아먹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사퇴하라!”
“제대로 뽑자!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실시하라!”
“농협마저 외국자본에 팔아먹는 농협법 개악안 철회하라!”
“비정규직 노동자 피눈물 난다. 해고를 중단하라!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 OUT!”

 

많은 농민조합원이 응원해주셨다. 왜 나와 있는지 이유를 물으시는 분, 박수쳐주시는 분, 맞는 말이라고 동의해주시분, 그래서 수고한다고 도시락, 음료수, 심지어 시원한 물 사먹으라고 현금을 주신 분들도 있었다.
“농협중앙회가 제대로 서야 이렇게 돈 버리는 ‘돈잔치 행사’ 안할” 거라고 일침을 놓는 분들도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오후 1시경 이명박 대통령이 오고간다는 경기장 서문 출입구에서 선전전을 하고자 이동했다.

수십명의 형사가 우리가 이동하는 내내 따라다니더니 결국은 서문 출입구 이동을 막아섰다. 고성과 몸싸움이 오갔다. 실랑이 끝에 서문 출입구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아예 차벽과 경찰을 동원해 둘러싸고 옴짝달싹 못하게 감금시켰다. 산발적으로 싸움이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장을 나간 후에야 상황은 풀렸다.

이명박 대통령 눈 가리겠다고 하루종일 우리를 따라다니던 형사들은 그제서야 “미안하다”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이후 집으로 되돌아가는 농민조합원과 농협노동자들을 한 번 더 만나기 위해 피켓 선전전을 계속하고 모든 사람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후에 마무리했다.

 글·남주연 (전국농협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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