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11개국 해외농업기술센터 설치

개도국·진출업체에 기술정보 지원중

  • 입력 2011.09.05 09:13
  • 기자명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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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도 두드려보고…” 
현지사정 모르고 뛰어들면 실패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9년부터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각국으로 진출해 농업기술 협력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자간 협력모델인 해외농업기술센터(KOPIA)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11개 국가에 설치했으며, 다자간 농업기술협력협의체인 AFACI(아시아 기구), KAFACI(아프리카 기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당초 개발도상국에 대한 농업기술 지원을 목적으로 출발했으나, 정부의 해외식량기지 개발 사업과 맞물려 해외진출업체에 대한 지원과 협력, 미래에 대비한 각국의 식량자원 확보의 임무도 맡게 됐다.
이에 대해 농진청 국외농업기술팀의 서세정 과장은 “세계곡물가격 급등에 대비해 국내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있다. 이들이 현지에서 농산물을 바로 생산할 수 있게끔 우리가 먼저 연구한 재배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농진청 국외농업기술팀의 전이 연구원은 “원래는 ODA사업(개도국 식량산업지원) 일환으로 시작했다. 하다보니 현지에 진출해있는 민간업체들이 현지 정보가 부족하고 행정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았다. 이에 현지 정보를 제공하고 현지정부, 농민과 연계해주게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케냐에서는 한국인이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식 레시피라던지 불고기파티 등을 지원했다. 또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 측에 현지 정보와 관계망을 제공하고 감자 생산 기술을 지원한다거나, 남미 국가에 우리나라의 밭작물파종기를 소개해 국내 농산업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전 연구원은 “브라질 돌나라통상같은 경우 밀, 콩, 옥수수 등을 유기농재배할 수 있는 남미의 친환경 재배기술 정보를 입수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해외에 진출해있는 민간업체들의 실패사례도 많이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전이 연구원은 이런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현지에 대한 이해와 농업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았다. 전 연구원은 “실제 해외농업개발 회사들이 정책적으로 참여하다보니 큰 기업이 많아 대부분  농업에 대해 잘 모른다. 현지의 농업환경 조사를 비롯해 토양, 기상, 현지 법률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패하는 사례를 과거에 많이 봤으며 그런 전철을 밟게 하지 않기 위해 지금 출발하는 회사들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길 당부했다. 그는 특히 최근 농식품부에서 주관해 해외농업개발투자·융자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많은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이들이 실패할 사업에 돈을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먼저 진출한 업체들의 과거 실패담을 다 알고 있어서 굉장히 조심한다는 것. 

전 연구원은 “이제 투자하는 사람(업체)이 별로 없어서 불행 중 다행인 건 최근에는 성공 사례도 실패 사례도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에서 해외진출 업체들을 국내전문가와 연결하고 컨설팅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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