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만나러 다닐 때가 가장 행복해요”
주민사업은 의정활동의 활력소… 결국 사회운동의 연장

박정애 경산시의회 의원

  • 입력 2011.08.28 21:05
  • 기자명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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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성농민대회가 있던 25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박정애 민주노동당 경산시의원을 만났다. 주민 만남이 가장 즐거웠다는 박 의원은 1년간의 의원생활을 통해 결국 의정생활도 대중활동의 연장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황수진 기자〉

시의원 선거에는 어떻게 나서게 됐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후보를) 하게 됐다. 후보등록 마감 1주일 전에 여성비례후보 출마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후보만 일단 세우자는 거였는데 덜컥 당선이 돼버렸다. 그래도 준비를 일찍부터 해온 사람이나 준비안된 사람이나 막상 들어가면 마찬가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

경산시의회 의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

-시의원 총 15명 중 9명이 한나라당이다. 무소속이 4명,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각 1명씩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전부 한나라당이었다. 그들과 우리는 활동방식부터 다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선되고 나면 주민들을 등안시하고 행사만 딱 보고 가버리는데, 우리는 주민사업도 열심히 하고 뒷풀이까지 참여하니 의원들 권위 떨어뜨린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이)못마땅해한다.

▲ 박정애 경산시의회 의원

의원들 사이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경산시 대형마트 업종규제 관련 개정안을 발의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용과 관계없이 내가 진보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집단적으로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나는 다른 의원들과 잘 못지내는 편이다. 선천적으로 타협을 못하는 성격이고(웃음). 주민들한테는 웃으면서 대하는데 의원들한테는 타협이 안된다. 그래도 공무원들하고는 농민회 할 때보다 잘 지낸다. 예전엔 공무원들이 틀 안에 갇혀있고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공무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경산여성농민회 사무국장과 지역아동센터 활동을 하셨다. 기존의 활동공간과 의회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떠신지.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다. 들어가자마자 행정사무감사를 해야 했다. 듣도보도 못한 예산서들을 밤늦게까지 공부하고…당시에는 당에서도 준비가 안돼있었다. 그래서 혼자 눈치껏 열심히 흉내내듯이 했다. 1년이 지나고 나니, 의원이라는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는 있지만 사실은 사회운동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주민사업이 무척 재밌다. 경산에서 도시텃밭 사업을 지원받아 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 우리(농민회)가 대중사업 하는 거랑 별 차이가 없다. 주민사업을 하면 힘이 붙고 능률이 오른다.

의원이 되고 여성농민회와 관계는 어떤가.

-도시농업 텃밭사업을 함께 잘 해나가고 있다. 여농과 서로 잘 도와주고 있다. 내가 하는 사업이 여농회원들 도움 없이는 안되는 것이 많다. 회원들도 의원 하나 배출해놓으니 뭐가 달라도 다르긴 하다고 말할 때 뿌듯하다. 말하자면 대중활동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정치를 하면 경조사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던데.

-의원이 되고서 선배 의원들로부터 경조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돈이 없어서 못하는걸 어떡하나. 선을 딱 긋고 끊어서 정말 가야할 곳만 간다. 주민들과 사업을 열심히 해서 경조사를 가지 않더라도 우리 당과 나를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활동을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나는 관변행사건 진보적인 행사건 왠만하면 다 참석한다. 주민들한테 성실한 의원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다. 지역에서 나는 겸손하고 착한 사람이다.

공약·사업 추진 상황을 짚어본다면.

-영유아예방접종 무상지원을 추진중에 있고 주민서명을 받으러 다니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농업예산에 관련해서는 준비가 안되어 있었는데 다른 지역 정책사례를 참고해 영세중소농을 대상으로 한 농업인운영자금 이자지원조례를 작년 9월에 내가 발의했다. 바로 11월에 통과돼서 올해부터 2억5천~3억정도 예산배정 됐다.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경산시장이 무소속이고 의원들 과반수가 한나라당이다보니 대결구도가 있는데 이런 정치적 역학관계를 잘 활용했다.

임기가 3년 남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의원들 내부에서 주민참여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장 시 전체로 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이라 농업기술센터 쪽을 다루고 있으니 농업기술센터 예산만이라도 주민참여예산제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또 지금 하고 있는 도시텃밭 사업을 통해 식량자급률 향상에 기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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