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한우 먹고 호텔서 묵는 ‘농촌현장 방문’

농협중앙회, 국회 농식품위 보좌진 1박2일 전남행 논란
국정감사 앞두고 유대 강화?

  • 입력 2011.07.25 10:33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협중앙회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보좌진들과 이틀간 농촌현장 방문에 나서 국정감사를 앞두고 로비활동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는 지난 21일, 22일 1박2일 일정으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최인기) 보좌진 19명과 함께 전남 나주, 해남, 순천, 여수 등의 지역농협과 경제사업장 등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농업과 농촌, 농협에 대한 이해증진과 상호 유대 강화”라고 농협중앙회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농촌현장 방문이 지나친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국정감사를 진행해야 할 국회 관계자들이 피감기간이 전액 지원하는 행사에 나섰다는 점 또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현장방문 계획에 따르면 이들은 21일 오전 10시 15분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광주로 이동하는 등 왕복 교통편을 비행기를 이용하고, 숙박은 여수시내 호텔에서 묵는가 하면 이튿날 여수축협명품관에서 한우로 오찬을 한다.

행사를 주최한 농협중앙회 기획실 관계자는 “농식품위 관계자들과 농도인 전남을 현장 방문지로 택해 나주의 APC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라며 “실제 현장에 가서 청취하고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자는 취지로, 의정을 수행하는 보좌진들이 현장방문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있어 왔던 행사”라며 관행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제는 농협중앙회 뿐 아니라, 국정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이 전액 지원하는 행사에 참석한 농식품위도 논란거리다.

얼마 전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국회의원들이 감사대상으로부터 국외연수를 지원받은 것과 관련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연수비용을 지원한 기관에 대해 날카로운 감사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번 행사에 농식품위 최인기 위원장실에서 가장 많은 3명의 보좌진을 비롯해 한나라당 6개 의원실, 민주당 4개 의원실, 자유선진당 1개 의원실에서 참석자 명단을 올렸다.

22일 선진지 방문차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최인기 위원장은 “간다는 보고는 받았으나 비용문제는 잘 모르겠다”며, “피감기관이라는 관점 보다 농촌에 대한 인식 같이해서 노력할 방안을 찾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농협법 개정도 됐고, 농협 현장도 확인하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23일 귀국 이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전국농민회총연맹 관계자는 “수해로 아비규환인 농촌현장을 방문하려면 차라리 농활을 가라. 이번 행사는 농협중앙회가 해왔던 또 하나의 로비 현장일 뿐이며 이를 감사해야 할 농식품위도 장단을 맞추다니 어처구니 없다”며 개탄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지난 15일 계획했던 농촌 현장방문 일정을 집중호우 피해 등을 이유로 전면 취소한 바 있다. 〈원재정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