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품목 - 상추

폭등한 상추가격 한동안 유지될 전망

  • 입력 2011.07.25 10:33
  • 기자명 유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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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한 상추가격 한동안 유지될 전망

상추 가격의 오름세가 무서울 정도다. 지난 22일 기준 상추 적엽 상품 4Kg 1박스가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에서 평균 8만703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일 평균 경락가격 6만3788원에 비해 1만6915원 오른 것이고, 한 달 전인 6월 22일 평균 경락가격 7천337원의 1100%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일부 특품의 경락가격은 10만원을 호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마로 생산량 감소, 가격폭등=서울 강서시장 서부청과(주) 이전우 경매사는 “상추가격이 높은 것으로는 작년 같은 해가 없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상추뿐만 아니라 얼갈이배추, 쑥갓, 열무 등도 희소성 때문에 당분간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고 여파는 가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양시 사리현동에서 상추 등 엽채류 농사를 30년째 짓고 있는 신택균 씨(55)는 “상추는 가격등락폭이 큰 품목으로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를 보통 30배로 보는데, 올 해 같은 경우 40배까지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1주일은 빨랐고 지속적으로 20일 이상 비가 내렸기 때문에 가격 폭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씨는 “상추 가격이 폭등해도 농가 소득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장마철 호우와 이후 폭염이 이어지는 7월, 8월은 생산량이 급격히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추 값이 올라도 소득 자체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여름철 150평에서 생산되는 상추가 봄·가을 15평에서 생산되는 양과 비슷할 정도로 여름 수확량은 적다고 설명했다.

또 생육조건이 좋은 5월과 9월은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낮은 점, 올 봄처럼 구제역이 발생하면 육류소비가 줄어 상추 값이 폭락하는 점, 무리한 연작을 할 경우 장마 시 피해가 더 커지는 점, 인력문제 등을 상추 농사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상기온이 잦아지는 기상조건 속 엽채류 농가는 스스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신 씨의 생각이다. 정부정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농민 스스로도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는 상추, 치커리, 근대, 열무 등을 돌려지어 연작피해를 줄이고, 밀기울퇴비나, 태양열 소독 등을 활용 연작지 토양개량에 힘쓴다고 한다.

한편 신 씨는 작년 배추파동을 떠올리며, “이상기온이 잦아져 농산물 수급이 불안할 가능성이 크면 농식품부나 관련기관들은 피해가 없도록 대비와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하는 데 아쉬움도 있다”고 말하며 “급하게 중국산 배추를 들여왔지만 시장에서 사가는 사람이 없어 유통이 안됐다”고 당시 시장상황을 떠올렸다.

▲논산, 익산지역 하우스 완전침수=한편, 올해 장마로 인해 서울 근교인 고양, 양주, 파주, 김포 등의 상추농가들의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면, 충남 논산, 익산은 장마로 하우스가 침수돼 앞으로 수확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논산, 부여, 익산 등지에서 수확되어 유통될 상추의 물량을 향후 기대할 수 없거나 유통될 물량이 미미할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상추 값은 한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시 성동면에서 하우스 17동 규모(3천8백 평)로 상추농사를 짓고 있는 권기덕 씨(53)는 “상추농사 28년 만에 하우스에 물이 무릎 높이까지 들어온 적은 87년 대홍수 때 둑이 터진 이후 처음”이라고 말하며 하우스가 물에 잠겨 상추들이 다 죽은 상태로, 새로 정식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는 땅이 물러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고, 정식을 한다고 해도 수확까지는 최소 50여일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 씨는 “장마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천재(天災)지만, 논산의 상추농가들의 피해는 그야말로 인재(人災)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이 범람했기 때문에 상추도 그렇고 과채농가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하소연했다.

논산시청 관계자는 농지 침수피해 관련 “자연재해대책법 51조 등 관련법령에 따라 복구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히면서 “복구비가 지급이 돼도 농민들에게는 농약 값 수준밖에 못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익산시 용안면의 조완철 씨(63)는 “용안, 망성면 일대의 하우스가 완전히 침수되어 당분간 상추 등 과채 생산이 안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피해복구에 대한 아무런 말도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장마철 상추 값이 폭등하는 것과 가격상승 폭이 큰 것에 대해 생산면적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방춘배 팔당공동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팔당 유기농 농가들이 수도권 시설채소 공급량의 상당량을 차지했었는데, 4대강사업과 관련 농가수와 재배면적이 줄어든 점도 상추 등 채소값 폭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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