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식량 감산정책 농민들 분노 폭발

당진 석문간척지 농민대책위결성, 수확기 충돌 우려
농식품부 사무관 “누가 손해 보면서 심으랬나?”

  • 입력 2011.07.25 10:27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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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팀장    “전체 간척지 80% 작물 심었다”

장마가 끝난 뒤 당진군 간척지 농민들은 물속에 잠겼던 밭작물들을 하나라도 살리기 위해 달려갔으나 농작물은 없고 피만 무성하게 자란 논을 바라 보고 있다. 농민들은 처음부터 석문간척지 논에는 밭작물이 불가함을 군청에 찾아가 말했으나 ‘정부의 방침’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농민들은 믿었던 군이 그럴 수 있냐면서 한나라당 정부도 밉지만 당진군의 행태는 더 이해 할 수 없다며 지난 18일 가칭 석문간척지 대책위를 결성했다. 

농민들은 그동안 힘들게 심은 고구마 옥수수, 콩, 호박, 목초등이 가뭄에 콩 나듯 나와 잡초에 묻혔다가 장맛비에 침수되는 과정을 지켜 보며 분노했다. 이번 대책위원장을 맡은 조봉현 농민단체협의회장은 “지난 5월 한나라당 정부의 반강제적(?) 지침에 의거 계약했었다”고 주장하며 “이제 다시 갈아엎고 타 작물을 심자니 생산비도 못 건지게 돼 아예 경작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한성권 사무관은 “어느 농민이 자기가 손해 보는데 권장한다고 다합니까? 어려우면 안했어야 했다”며 금년 11월에 간척지 대체작물 정책에 대해 개선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어촌공사 이해영 팀장은 전체 간척지의 80% 이상 면적에 작물을 심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책위측 이종섭 사무국장은 “(이는)엉터리 조사 결과로서, 공사가 농민을 도울 생각은 없이 청와대 눈치만 보며 농민들에게 불이익 주겠다고 협박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그나마 심은 면적의 50%는 잡초로 뒤덮였고, 30%는 물이 고였거나 잡초 조차 없는 황무지”라고 주장했다. 

 

▲ 당진 석문간척지, 잡풀만 무성하게 자란 논을 이종섭 당진군농민회 사무국장이 가르키고 있다.

 

당진군 쌀전업농 정혁모 회장도 “지난번 이재오 특임장관이 당진에 왔을 때 이 사실을 건의한 바 있다”며 순박한 농민들이 정부 말만 믿고 밭작물을 심었다가 피해를 보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농단협 김권식 사무국장도 “지금 석문간척지는 멀리서 보면 마치 사료작물이 잘된 것 같지만 가까이 가 보면 갯 올망대나 논피등 잡초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하는 인근 송산면에 사는 한 농민은 “고구마 밭마저 제초제를 뿌려야하니 농정이 개판”이라며 현 정부의 농정을 비난했다.

농민들은 수확시기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대책위를 중심으로 상경투쟁도 불사한다는 각오여서 올 가을 정부와 또 다른 갈등이 예상된다.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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