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 모내기 할 물 없어 발만 동동

농어촌공사, 10일부터 물 정상공급

  • 입력 2011.06.13 14:59
  • 기자명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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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함안군 대산면 들녘이 4대강 사업으로 모내기도 하지 못 한 채 말라가고 있다. 낙동강 본류에서 벌어진 4대강사업 준설로 인해 강 수위가 낮아져 양수장 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자, 이 지역 농민들이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은 낙동강 본류와 남강에서 양수하여 공급되며, 예년 같으면 5월 중순부터 양수장을 가동하여 농수로에 물을 채우기 시작하고 농민들은 농수로에서 물을 빼서 모내기를 시작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장포들녘 30만평의 들녘에 물을 공급하는 장포양수장은 물 한 방울 퍼 올리지 못하고 대산들녘 100만평을 공급하는 구혜양수장 역시 15~20% 만이 가동되고 있어 농업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

이유는 낙동강 본류에서 벌어진 4대강사업 준설로 인하여 강 수위가 낮아져 양수장 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함안군 대산지역 농민들은 벌써부터 수자원공사와 농어촌공사에 물 문제를 제기해 가물막이를 통해 양수할 수 있도록 요구 했으나 이들 기관들은 장비가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낙동강에 널려있는 것이 중장비인데 장비가 없어 용수공급 공사를 못한다니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피해자인 농민들이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에게 사고수습을 요구하고 있는데 수자원공사는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배짱을 부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 경남 함안군 대산면 장포들판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낙동강에 있는 농업용수 인입 통로다. 여기를 통해 인입되어야 할 물이 4대강 준설로 인해 하류로 흘러가버려 굴 입구가 말라버린 상태다.

   

그리고 지난 4월 합천보 상류인 덕곡면 들녘에도 양수장 시설보다 낮아진 수위로 물을 양수할 수 없자, 주민들이 항의를 하여 최근 낙동강 본류에 대형양수기를 설치해 인위적으로 물을 퍼 넣어 양수장을 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빈지태 함안군의원(44, 민주노동당 함안군 대산면)은 “올 같이 봄비가 잦은 데 물이 없어 농사를 못 지을 판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2009년 지독한 봄 가뭄에도 물을 퍼서 양수를 했고 지난 5월에는 배수로를 통해 나가야할 물이 거꾸로 밀려들어 난리가 난적이 있었다.” 며 이명박 정부의 주먹구구식 4대강공사의 단편을 지적했고 빨리 대책을 세워 농사에 지장이 없게 하기를 촉구했다.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 지키기 경남본부도 성명을 통해 “정부의 눈에는 오로지 4대강사업 공사 속도전 외는 보이는 것이 없고 농민들의 아우성과 국민의 먹을거리인 농업을 외면하는 4대강사업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이들은 그 어떤 국책사업도 국민의 식량생산보다 중요할 수 없다며 “4대강사업 공사 중단하고 즉각 농업용수 공급 시설부터 공사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낙동강 본류의 수위 저하로 인하여 주변 지역 양배수장 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하여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받고 있다”며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부실 환경영향평가를 인정하고 공사 중지 시켜야 한다”며 우선 농업양배수시설부터 정상화시키라고 촉구했다.

이에 수자원공사측은 지난 8일 오후부터 4대강공사 19공구 안에 물을 가두어 용수를 공급하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 지역농민들은 이번 대책은 응급조치에 불과하며 보가 설치되면 용수야 공급이 되겠지만 자연배수가 되지 않아 강수가 많은 여름철은 범람하는 일이 예상된다며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민의 생존위협과 국민의 먹을거리조차 위협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에 지난 10일부터 정상적으로 물이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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