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이문세 씨(75세)는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평생을 지낸 주민이다. 농촌지도소장을 지내고, 퇴임 후 이곳에 다시 정착한 그는 애석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 씨는 “어렸을 적 이곳에서 고기 잡으며 놀았는데 이 이름다운 곳이 없어진다니, 다시 볼 수 없다니 매우 애석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곳 ‘구럼비바위’에 대해서도 “제주 전 지역을 돌아도 이런 곳이 없다. 보통 모래, 자갈, 뭍 이렇게 해변이 이어지는데, 이 곳 강정은 바로 큰 바위로 해변이 이뤄졌으며 모래도 없고 바로 뭍으로 구성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곳은 해녀들이 물질을 하지만 여기는 워낙 깊어서 물질(물일)을 하지도 못한다”며 “그래서 아마 해군기지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아름다운 곳 다시 못 본다니 애석해”
그는 “이곳 강정마을은 예전부터 토양이 좋고 물 빠짐이 좋았다. 이유를 분석해보진 않았지만 제주지역 논 400ha 가운데 이곳 강정마을과 인근지역에 250ha가 있으니 얼마나 농사가 잘 됐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유년 시절을 회상하며, “예전에 제주시 등 돈 많은 부자들이 이곳에 논을 사서 소작을 주고 가을에 수확된 쌀을 자기 집으로 가져다가 제사를 지내곤 했다. 그만큼 농사가 잘 되는 지역이다. 토질이 자갈성분 뿐만 아니라 진흙성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 품목이나 해도 잘 된다”고 회고했다.
“강정마을, 논농사도 가능해”
또 그는 “어렸을 적 어머니와 함께 보리쌀을 짊어지고 서귀포 시장으로 팔러 나가면 강정에서 생산된 보리쌀이 가장 먼저 팔렸다”며 웃음 지었다.
그는 곳곳에서 민물인 용천수가 잘 나와 농사짓기에는 이 곳 만큼 더 좋은 동네는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1강정이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고서를 살펴보면 대정현 제1강정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아마 농경문화가 가장 발달돼서 그렇게 지역 이름을 짓지 않았겠냐”고 추론했다.
그는 끝내 대화를 더 잇지 못하고 문화제가 열리는 밤, 강정마을 바다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그 바다를 가슴속에 담고 싶다며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