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근무시간에 마트만 12번 출입?”

하나로마트 포인트 적립금 … 직원들 부당 사용
정읍 황토현농협 감사 통해 밝혀 … 농협 부도덕한 현실 분개

  • 입력 2011.03.21 13:00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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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하나로마트의 포인트 적립금을 직원들이 부당 사용한 사례가 밝혀져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읍 황토현농협 직원 이 모 씨는 작년 2월 2일(화) 하나로마트 입암점에서 오전 9시 3분부터 13시 1분 사이에 12번의 장을 봤다. 이 횟수는 영수증 스캔 시각을 기준한 것으로 구매내역에는 3천8백원짜리 계란을 시간대 별로 4번 구입했다.

또 다른 직원 이 모 씨의 경우 작년 4월 17일(토) 하나로마트 본점에서 9시 7분부터 17시 43분 사이에 17번의 영수증 스캔 기록이 남아 있다. 영수증대로라면 이 모씨는 하루 대부분을 마트에서 장을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구매 실적은 하나로마트 이용에 대한 포인트 적립금을 쌓기 위해 직원들끼리 공모를 한 결과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인트는 일정 금액이 쌓이면 구매시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황토현농협 감사인 송재종 씨는 최근 관내 하나로마트의 직원 사용실적을 감사한 결과 ‘납득할 수 없는’ 구매실적을 발견하고 세부내역서를 농협 측에 요청, 10여 명 가량의 직원들이 부당하게 포인트를 적립한 사례를 찾아냈다.

송 씨는 이 같은 포인트 적립 사례를 농협측에 전달하자 해당 직원들은 “동네 사람들 심부름이다” “필요해서 직접 구입했다” 등의 변명을 했고 조합장마저 “액수도 적고 문제가 되는 금액만큼 환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며 분개했다.
그는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농협을 신뢰할 수 없는 일들이 이처럼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이런 행위들이 만연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즉각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명규 조합장은 “이번 일로 지역 언론에서도 보도가 많이 됐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농협중앙회 전북지역본부의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해당 직원들은 징계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나로마트 분사 지도팀 황용연 차장은 “감사결과 일부 지역에서 포인트를 임직원들이 유용한 사례가 포착됐다”며 “하나로마트 운영 지침에 임직원들의 포인트 적립 내역 조회를 분기별로 하게 돼 있었으나 강제성이 없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포인트 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한다”면서 “오는 4월부터 1일 3회 이상 포인트 적립 시 경고 메시지가 뜨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포인트에 대한 매일 감사 항목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2천여개 하나로마트의 포인트 관리, 제대로 되고 있는지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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