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면 내 탓, 안되면 국민 탓?

전농, 정부의 대국민 담화에 즉각 규탄성명 발표

  • 입력 2011.01.26 18:14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 유정복 농식품부장관과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의 구제역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가 오히려 독이 됐다.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와 방역책임에 대한 사과는 물론 농민들의 위로는 없이 오직 국민과 축산농가에 대한 훈계 일색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이광석, 이하 전농)은 같은 날 즉각 규탄 성명을 냈다.

전농은 성명을 통해 “오늘 대국민 담화를 보면 잘되면 자기 탓 안되면 국민 탓, 모든 것이 남의 탓인 이명박 정부의 안일함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제하고 “모든 국민이 스스로 재난을 극복하고 위협을 제거한다면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유정복 장관과 맹형규 장관을 포함한 현 정부의 무능함의 결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구제역 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자 6월까지 6만톤의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정부에 대해서도 “부족하면 수입해서 해결하면 된다는 또다른 안일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전농은 “아무리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없다지만 잘못된 지휘를 반복하는 장수로는 승리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하다”며 두 장관의 즉각적인 파면과 함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국가차원의 방역대책과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국농민회총연맹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국가책임은 나몰라라 농민과 국민에게 책임을 모두 전가하는 대국민담화를 규탄한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과 맹형규 행안부 장관을 파면하고 국가차원의 대책을 수립하라!-

 오늘(26일) 유정복 농식품부장관과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의 대국민 담화를 보며 우리는 슬픔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틀전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과 다를 바 없이 전염병의 확산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실패와 방역책임에 대한 사과와, 지금도 텅빈 축사를 바라보며, 자식같이 기르던 가축을 땅에 묻으며 흘렸을 농민들의 눈물에 대한 위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이번 설명절에 국민들이 방역을 잘 따라줄 것과, 구제역발생국가에 방문하는 축산농가에 대한 훈계가 전부이다.

잘되면 자기 탓, 안되면 국민 탓. 모든 것이 남의 탓인 이명박 정부의 안일함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구제역확산의 모든 책임은 초기대응과 방역을 실패한 이명박 정부에게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방역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의 잘못은 시인하지 않으면서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국민과 함부로 움직이는 축산농가에게 그 모든 책임이 있다고 낯두껍게 훈계한다.

국가재난상황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자가 어떻게 국민의 안전을 보장한단 말인가?

모든 국민이 스스로 재난을 극복하고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무엇이란 말인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유정복 장관과 맹형규 장관을 포함한 현 정부의 무능함의 결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이명박 정부는 구제역확산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자 6월까지 6만톤의 돼지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국내의 축산기반이 무너지고 있는데 부족하면 수입해서 해결하면 된다는 또다른 안일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구제역사태에 대해 국민앞에 사과하고 구제역확산을 막기위한 국가차원의 대책을 수립하라!

36억과 2조원! 이것이 역대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이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구제역종식을 위해 축산 농가들의 적극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 뿐만 아니라 군병력을 신속히 투입하여 초기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구제역을 조기에 종식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어떤가?

벌써 2조원이 넘는 재정을 쏟아붓고 있으며 피해규모는 얼마가 될지 아무도 알수 없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가 아닌 포크레인으로도 못 막고 있다.

전염병은 초기대응이 중요한데 구제역발생당시 서해에서 전쟁훈련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초기대응에 실패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다.

살처분에 동원할 중장비가 부족하다면서 국가비상사태의 재난상황속에도 4대강 사업은 중단없이 진행하고 있다.

구제역 종식을 위한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할 축산농가에게는 ‘살처분 가축에 대한 시가보상을 해줄수 없다’‘축산농민들의 해외여행으로 구제역이 발생했다’‘축산 농가들이 방역을 잘못해서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며 모든 잘못을 농민들에게 떠안기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담아 이명박 정부에게 요구한다.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며 무능함을 보여주는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과 맹형규 행안부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아무리 전쟁중에는 장수를 바꿀수 없다는 말이 있다지만 잘못된 지휘를 반복하는 장수로는 승리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하다.

무능함과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두 장관을 파면하지 않는다면 구제역 종식은 먼 일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으로 구제역확산을 막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 국가차원의 방역대책과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

이제 더 이상 물러설곳도 빼앗길 곳도 없는 농민들의 눈물과 분노를 외면하지 말라!

 

2011년 1월 26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李光石)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