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상에 따른 농업부문 대응 방안

  • 입력 2011.01.24 13:45
  • 기자명 이덕배 농촌진흥청 온실가스·기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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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철 강원 고랭지 무와 배추 주산단지는 평년대비 2010년 평균기온이 6월은 1.9℃가 높아 어린 배추의 생육이 불량하였고, 8월은 3.2℃, 9월은 2.0℃가 높아 칼슘흡수가 저하되고 결구(結球, 포기형성)에 불리한데다가 무름병(속칭 속썩음병) 발생도 증가했다.

또한 강수량은 평년 대비 6월은 15%, 7월은 39%, 8월은 65%에 불과하여 고지대 비탈 밭에 물 부족을 가져왔고  9월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1.36배나 많아 무름병을 더욱 확산시켜 배추 수확량을 한층 감소시켰다. 여기에 포전거래를 통해 배추물량을 확보한 중간상인들의 출하량 조절까지 겹쳐 가격이 10kg 당 1만4천880원까지 폭등하게 됐다.

▲ 이덕배 농촌진흥청 팀장

이상기후로 지난해 배추생산량 급감

2010년 10월 배추를 사기 위해 5시간을 기다렸던 국민들의 아우성과 이후 수입된 중국산 배추를 판매하기 위해서 5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시장상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농산물의 자급기반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실감하게 되었다.

더욱이 금후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의 수급불안은 급기야 돈을 주고도 농산물을 살 수 없어서(impossible to pur chase) 인간이 살 수 없는(impossible to live)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심화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기상이변에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첫째 전국적으로 분포된 농경지를 잘 가꾸고 지켜야 한다. 농작물의 재배면적이 농산물 안정생산의 첫째 요소이기 때문이다.

농지보존·효율적 활용해야

둘째는 농경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재해위험도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이상기상으로 작황이 불량한 2010년 강원도산 고랭지 배추 값이 폭등하던 시기에 충북 괴산의 절임배추는 20kg에 2만5천원에 판매되었고 충남 보령 신죽리에서 포기당 1천500원에 출하됐다. 농산물을 지역별 분산생산하면 기상재해로 인한 농산물 생산 불안성을 분산시킬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전국적으로 농작물의 주산단지를 파악하고 재배면적과 작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농업통계의 선진화가 시급하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유입되는 농산물의 시기별 주산단지와 작황을 파악하고 생육을 촉진시키거나 억제시키는 기술을 통해 시장출하물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정확한 농업통계가 정책의 출발점이고 기술지도의 핵심인 것이다.

계획재배로 시장물량 조절필요

넷째는 농업인들도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는 전국 21개 농업지대별 농업기상정보를 통해 농작물 생육관리에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금년 6월부터 농업기상정보의 웹서비스망을 구축하여 모든 국민에게 손쉬운 기상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섯째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빈번히 발생되는 이상기상에도 안정적인 수량과 고품질의 품종을 지속 개발해야 한다. 그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고온조건에도 수량성과 품질이 좋은 벼 ‘동안’, 강풍과 폭우로 인한 쓰러짐에 강한 벼 ‘호품’ 고온 적응성이 우수한 포도 ‘홍아람’, ‘나르샤’, 착색관리가 간편한 사과 ‘황옥’, ‘그린볼‘, 제주·남해안 기후에 적응성이 우수한 참다래 ’제시골드‘, ’한라골드‘와 같은 품종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해야 한다.

유관기관과의 체계적 대응 필요

마지막으로 농업, 산림업, 수산업, 식품산업, 유통업, 보험업, 품질검사 등 유관기관간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라는 커다란 흐름을 피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대응 자세에 따라 농업부문의 취약성은 얼마든지 최소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의 노력을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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