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이 미래에 재앙으로 나타 날 것

김희정 변산공동체학교 대표 인터뷰
2011년 희망을 찾아서-대안교육

  • 입력 2011.01.03 13:31
  • 기자명 심증식 본지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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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 기간 동안 1년이 넘게 이어진 집회에 하루도 빠짐없이 나와 사회를 보던 이가 있었다. 부안에서는 집회전문 사회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명성(?)을 날렸던 이가 변산공동체학교 김희정 대표이다. 그러나 그의 인상은 거친 투사라기보다는 마른 체구에 순박한 모습의 여느 시골 아저씨였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특이하고 대단해 보이는 변산 공동체에 대해 별거 아니라는 듯 시종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 김희정 변산공동체학교 대표
▶농사규모가 적다. 이 정도로 50여명이 먹고 살 수 있는가?

우리는 교환하기 위해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자급하기 위해서 농사를 짓는 것이라 괜찮다. 살아가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 교육과 의료인데 교육이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돈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의료 문제는 작은 질병은 부안에 후원해 주는 의원급 병원이 몇 곳이 있다. 그 곳에서 도움을 받고 생활 자체가 건강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소박한 생활을 꾸려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대체로 귀농한 사람들인데 농사일을 어려워하지 않는가?

일반 농민들에 비해 농사 규모가 작고, 공동 작업을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강하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여럿이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게 일 할 수 있다.

▶무슨 농사를 짓나?

논농사와 밀·콩·보리 등 잡곡류를 주로 재배 한다. 그리고 공동체 식구들이 먹을 채소농사를 짖는다. 잡곡류들은 메주·된장 등으로 가공해서 판매를 한다.

▶분배는 어떻게 하나?

분배하지 않는다. 돈이 필요한 사람은 가져다 쓰고 회의에서 이야기 하면 된다.

▶여럿이 일을 하다 보면 갈등이 있을 텐데?

있다. 그러나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변화되기도 한다. 여기서는 분배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적은 편이다.

▶공동체는 어떻게 운영하나?

월례회의가 있다. 월례회의에서 평가도 하고 계획도 세우며 현안문제도 논의 하면서 공동체를 운영한다. 그리고 농사철에는 매일 작업회의가 있다. 작업회의에서 농사 계획을 세우고 역할을 나누며 일상적인 일들을 결정한다.

▶공동체의 목표는?

산업의 발달과 인간의 탐욕이 멀지 않은 미래에 재앙으로 나타 날 것이다. 기후변화가 그 전조증상이지 않는가? 그때에는 더 이상 도시의 삶을 지탱할 수 가 없을 것이다. 그때 농촌에 우리와 같은 작은 공동체들이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러한 공동체에서 의식주와 더불어 교육과 문화·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학교를 만들 게 된 계기는 ?

1995년 변산공동체학교를 만들었다. 초기에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도 힘겨웠다. 그러나 주변에서 농민운동 하시는 분들과 유기농하시는 분들로부터 학교라고 하면서 왜 아이들을 받지 않느냐는 요구를 많이 받게 됐다. 공동체 내부에서는 준비가 아직 안되었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많이 있었으나 격론 끝에 97년부터 아이들을 받기로 했다.

▶지금 학생 수는?

초·중·고 각각 13명, 14명, 8명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뽑나?

1차적으로 부모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우리는 입시공부를 하지 않는다. 우선 그것에 동의해야한다. 그리고 지원하는 아이들은 2주간의 예비학교 과정을 거친다. 2주간 변산공동체학교를 경험하는 동안에 스스로 결정을 한다. 보통 지원자중 반 정도 남는다.

▶졸업한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나?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을 간 친구도 있고 영화사에서 음향기술자로 일하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농사를 짓는 아이도 있다. 변산공동체학교를 나온 아이들은 어디에 가나 잘 적응하고 잘 살아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경험을 많이 쌓은 후에 다시 공동체로 돌아와 살아가길 바란다. 〈심증식 본지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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