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인간·자연 순환하는 사회 만드는 계기 될 것

전여농 토종종자지키기 운동의 의미
토종종자지키기 사업으로 신자유주의 극복한다

  • 입력 2011.01.02 20:37
  • 기자명 최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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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농민들에게 종자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특히 우리 땅에서 자라고 우리 토양에 적응해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는 종자는 단순히 생산수단에 그칠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 따르면 씨앗은 단순히 먹을거리의 원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씨앗, 즉 종자는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 생물의 다양한 유전자가 담겨있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토지와 더불어 농민들의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으로 자리 잡아온 ‘씨앗’은 어느 사이에 직접 채종하고 보전하는 것이 아닌, 시장에서 사다가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 구입한 종자에 맞는 농약, 비료, 등을 외부시장에서 구입해서 농사짓게 된 것이다.

즉, 씨앗을 주체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외부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돈이 없으면 종자를 구입하지도 못하고 결국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종자를 통해 생물종다양성을 유지·발전시켜온 농민들은 지역 토지의 특수성, 기후변화, 위생상의 변화 등에 적응할 수 있는 종자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해 왔다. 또한 농민들은 녹색혁명형 농업으로 재편되기 전까지 전통적 농업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가족농업을 유지시켜 왔다.

그러나 현재의 농민들은 농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다수확이 높은 소득으로 연결된다는 기대심리로 인해 농기업체가 생산하는 종자와 그에 수반한 농약 등 화학제품을 사용한 결과 30년도 채 되지 않아 농촌의 종다양성이 훼손됐고, 과중한 생산비 상승과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농민들은 농가부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종자가 거대 농식품 기업에 의해 ‘상품’으로 시장에서 사고 팔리면서 GMO(유전자조작농산물), 지적재산권과 같은 다양한 문제가 국가간의 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 김경순)은 토종씨앗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여농은 “생명을 생산하고 양육하는 여성농민들은 전통적으로 종자를 갈무리하고 지키는 역할을 통해 공동체 속에서 존중받고 추앙받아 왔다”며 “여성농민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초국적 기업과 자본에 빼앗긴 권리, 즉 종자를 지킬 권리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종자 지키기 운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전여농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토종씨앗을 여성농민들이 찾고 가꾸어서 국민들과 함께 안전한 농산물을 나눌 것이라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궁극적으로 농민들 간의 교류와 연대, 도시소비자와 농민간의 연대, 지역과 지역간의 연대, 남·북간의 연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농업시스템을 만들어 인간과 자연이 순환하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여농은 주장하고 있다.   <최병근 기자>


여성농민을 농업주체로 세운 ‘토종종자지키기’사업

의성군여성농민들, 1농가 1토종종자 지키기 벌여

의성군립농촌보육정보센터의 ‘의성군여성농민 지역농업연구회’라는 소모임은 2010년 한해 중점 사업으로 ‘토종종자 지키기’를 선정했다.
이는 지역농업을 살리고자 하는 40여명의 여성농민들이 모여 여성농민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는 것을 고민하던 와중에 선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농업연구회는 2010년 3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으로부터 받은 100종의 토종씨앗을 의성지역 여성농민들에게 분양했고, 이를 분양받은 여성농민들은 직접 자신들의 텃밭에 심고, 1년 동안 가꾸어 자신들이 채종한 씨앗을 지역농업연구회에 기증한 것이다.

 

지역농업연구회는 지난 1년동안 연구회에 가입된 여성농민들과 만나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토종종자에 관한 짧은 교육도 병행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변현단 연두농장 대표를 초청해 ‘우리종자가 농업의 미래입니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 강연에 참석한 여성농민들은 강연을 듣고 종자를 지켜야 하는 이유와 이를 잘 할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여성농민’이라는 점을 자각했다.
특히 의성지역 여성농민들은 1농가 1토종종자 지키기 활동을 해나가며 토종씨앗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지역농업연구회는 2011년 계획으로 의성군에 존재하는 토종씨앗 실태를 조사하는 활동을 중점으로 벌여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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