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산다"

[신년 좌담회]희망을 가꾸는 농민들의 이야기
농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탈 시장화 지향엔 한 목소리

  • 입력 2011.01.02 20:33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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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좌담회

*일시 : 2010년 12월 28일 14시
*장소 : 한국농정신문사

 *참가자
    황홍연(49) : 구례자연농업지리산인영농조합법인 대표
    김정열(44) : 언니네텃밭((전)우리텃밭)  봉강공동체 총무
    김정흠(44) : 그린스타트 모범마을(임실) 총무
    조원희(43) : 상주 그루터기공동체 대표
    김규태 :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 한국농정신문이 지난 달 28일 본사 회의실에서 '희망을 가꾸는 농민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있다.

 

김규태 : 신문을 마감할 때마다 어두운 이야기가 많다며 기자들이 부담스러워 한다. 그렇다고 한가한 이야기만을 할 수도 없는 현실이고. 신년을 맞아 비판 보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는 의미에서 좌담회를 계획했다. 오늘 좌담회는 그동안 농정신문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농민들과 함께 우리 농업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자리다. 특별한 주제 보다는 각자 자연스럽게 살아 가는 모습을 농정신문 독자들에게 전하는게 오늘 좌담회의 기본 취지다. 우선 돌아 가면서 자기 소개 먼저 해 보자.

# 자기소개

황홍연 : 구례에서 친환경 애호박 농사를 하면서 구례군농민회 사무국장과 구례자연농업지리산인영농조합

▲ 황홍연"생산자.소비자 조직화로 지역먹거리체계 구축"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내 명의로 땅이 한 평도 없다. 임대로 시설원예 600평, 비가림하우스 1천평 농사짓고 있다. 25년 전 직장생활을 하다 아버님이 편찮아 지면서 집에 들어와 정착해서 농사짓고 있다. 자식농사도 많이 지었다. 5녀를 두고 있으며 현재 부모님 포함 9명의 식구를 부양하고 있다.

김정흠 : 고향은 전주지만 임실로 농활을 갔었던 게 계기가 돼 94년부터 임실에 정착했다. 농사 짓다 보면 결혼도 어렵다고 해서 당시 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하던 각시를 만나 결혼부터 했다. 현재 3녀를 두고 있다. 처음엔 한우와 벼농사 하다가 지역활동 관계로 한우는 정리하고 오리, 우렁이농법으로 벼농사를 하고 있다. 농사 규모도 점점 줄여 현재 30마지기를 짓고 있으며 각시는 치즈마을 간사로 일 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주 내용으로 탄소라벨링을 농업에 적용시키면 보다 지속 가능한 농업이 된다고 생각한다. 품질에서도, 가격에서도 차별화 되고 식량자급의 근본적 뿌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마을내 복지, 공동체 등도 꾸리고 있다.

조원희 : 1994년부터 고향인 상주에서 농사짓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부모님과 함께

▲ 조원희"고투입농법 한계...무투입농법으로 생산비 줄이고 활동시간도 확보"
농사를 하려고 했는데 반대가 심해 3년간이나 싸움을 했지만 결국 자식인 내가 이겼다. 상주시농민회 정책실장과 그루터기공동체 대표를 맡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농사를 목표로 6년 전부터 ‘그루터기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해 오고 있다. 곶감농사를 지으면서 농민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름은 공동체이지만 아직 작목반과 공동체의 중간형태다. 따라서 정책자금을 전혀 받지 않고, 직거래 사업, 체험마을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김정흠 총무님과 비슷한 생각인데 마을이 농촌근거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득도 중요하지만 농촌의 문화, 교육, 복지 등 농촌만의 삶의 형태와 가치가 무너지면 농촌은 존재할 수 없다. 마을가꾸기 사업도 농외 소득차원이 아닌 농촌사람들이 즐겁게 사는 방법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2006년부터 출발해 현재 1단계로 첫발은 잘 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는 셋을 낳았다.

김정렬 : 딸 둘 아들 하나를 두고 있고 나이는 44세다. 1990년 상주로 내려왔다. 고향은 안동이다.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4월에 내려와 91년 결혼 하면서부터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 하기 전에는 쑥도 처음 볼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다. 현재 유기농으로 벼농사 1만 2천평과 밭 6백평을 지으며 여농 활동과 ‘언니네텃밭’ 사업을 해 오고 있다. 언니네텃밭을 하면서 지역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길로 가야할지, 이 사업이 여성농민들한테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농사와 활동에 관해

김규태 : 갈수록 농사가 힘들어 지는데 어떤 방식으로 타개해 가고 있는지 농사 방식과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김정렬 : 20년 전에는 농사를 한 번도 안 해 봤지만 지금은 누구한테라도 농업을 선택 하기를 잘 했다고 말

▲ 김정열"신자유주의 농업 반대...진정성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다른 이유보다 농사만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오리, 우렁이 농법들이 일반화 됐지만, 예전엔 사람의 손으로만 풀을 뽑아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여름 내내 풀 뽑으면 밥을 못 해먹을 정도로 손이 아팠다. 그러나 힘겨움 속에서도 농사가 주는 행복, 위안과 함께 농사 자체가 신성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농민들이 농사를 버리지 못하고 농촌에 사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농사일이 싫어서 떠나는 사람은 못 봤다. 밭 600평에 먹을 거 다 심는다. 쌀은 카톨릭농민회(안동교구 소속)와 언니네텃밭으로 낸다. 현재 봉강공동체 총무를 맞고 있다.

조원희 : 만17년째 과수 농사를 하고 있다. 과수농사는 고투입농사이다. 한해 농사 잘되면 다음 해에도 잘 될 여지가 있지만 망치면 2, 3년 어려워 지기도 하는게 과수 농사다. 처음 시작할 때는 3년 배우면 다 배우지 않겠나 생각했다. 첨엔 농사도 잘 지었는데 알면 알수록 어려워지고,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중독성이 있더라. 7년동안 5번 쫄딱 망한 적도 있다. 망하면서는 이렇게 하면 잘 되겠지 하면서 방법을 바꿔 보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더라.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걸 알게 됐다. 다수확 정책이 얼마나 허망하고 무모한건지… 이 결과가 고투입으로 연결 되면서 부채로 남고, 그걸 갚으려고 열나게 키우고… 지금은 옆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그런데도 고투입 농법이 농촌에 만연돼 있다. 농사를 하면 할수록 고투입 농법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여년 전부터 아무것도 주지 않는 방법으로 농사짓고 있다. 수확량도 따라서 줄더라. 그런데 나무가 스스로 적응하는 힘이 생겼다. 3년 굶어도 나무가 짱짱하더라. 농약, 비료값이 오르면서 관행농들은 생산비를 감당 못하겠다고 하더라. 난 생산비 올라간 게 없으니까. 하늘만 잘 만나서 농사만 적정량 만들어 내면 외부영향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김규태 : 아무것도 안준지 10년이 됐나?

조원희 : 조금씩 중간중간에 주긴 준다. 고비용 유기농업, 그런 형태는 아니다. 순환형농업이라고 할까? 명칭 붙이고 싶지는 않고, 게으르게 농사짓는 방법을 연구한다. 일도 줄여야 하고 투입되는 자재, 비용 다 줄이지 않으면 안된다.

김규태 : 출하는?

조원희 : 아버지 때는 공판장으로 출하했다. 1996년부터 생협과 직거래를 시작했다. 직거래 하고 남은 농산물을 공판장에 버리다시피 내 왔는데 직거래 소비시장이 커지면서 전량 생협에 나가고 있다. 그런데 생협 초창기 이념이 소비자와 생산자 간 신뢰였는데 지금은 조직의 논리, 시장논리만 남아 생산자의 철학, 가치, 소비자 지향들이 묻히는 게 좀 아쉽다. 생협에 출하하는 게 60~70%이고 나머지는 완전직거래로 전환하고 있다.

김규태 : 거의 무투입에 가까운 경영인데, 품질은 어떤가?

조원희 : 좋은 과일의 기준이 크고 색이 좋은 것 이라고들 아는데 사과는 작은 게 고유의 특성이 더 많다. 지금까지는 무게만 가지고 했었는데 생협도 시장과 맞추려고 품질간 차이를 둔다. 상품과 하품의 생산비는 똑같이 든다. 가격보장이 되어야 생산자가 안정적으로 농사 지을 수 있는데 아이쿱 생협은 가격보장정책 못한다고 손 들었다. 판매량 늘려서 전량 가져가겠다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문제다.

김규태 : 작목반, 공동체 중간이라는데 활동은?

조원희 : 기본적으로 농민운동 조직력이 떨어지고, 후계세대 없고, 평균연령만 높아간다. 상주는 작목이 다양해 3, 40대가 많다. 그런데 일에 파묻혀 활동이 뜸해지고 있다. 활동만 농민회에서 같이하고 먹고사는 건 지역에서 각자 해결한다. 활동과 생활이 일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주는 곶감 소득이 괜찮다. 브랜드 가치가 있고, 자본회전도 빠르고, 농토 없이도 할 수 있다. 소수가 하는 방법은 협동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공동체를 구상했다. 작목반보다 목표는 높고, 공동체는 운명같이 하는 건데, 그 중간쯤이다. 현재 활동인원은 10명이다.

김정흠 : 2002년에 쌀 작목반 구성 하고 우렁이, 오리농법 시작해서 예장생협으로 뚫어보려고 했는데 돈 회

▲ 김정흠"탄소라벨링으로 지속가능한 식량자금 에너지 기반 확보"
전이 잘 안되더라. 농협 통해 학교급식을 시도 했는데 이것도 어렵더라. 다행히 급식조례로 들어가긴 했지만 임실 지역 내에서도 너무 늘어나 현재 처치곤란인 상황이다. 노인들이 대다수라 서류를 작성해서 품질인증 받는 조건도 어렵다. 그래서 나는 공판을 했다. 농법은 태평농법과 비슷하다. 제초제, 농약만 치지 않아도 생산비와 품을 아낄 수 있어 공판을 하더라도 관행 농사와 별 차이 없었다. 자원순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액비는 주고 있다. 소비 규모가 줄어들면 벌어야 하는 욕구가 준다.
시대의 흐름이 회귀본능으로 변하면서 도농교류가 현실화 되고 있다. 도시사람 불러들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문화적 풍토를 바꾸는 일이다. 시골에 온 도시사람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이 더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탄소라벨링 등으로 특화 시키고 싶다.
현재 치즈마을에서 활동 하고 있다. 직원은 10명이고 연 5만여명의 방문객을 유치 하면서 10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익금 대부분은 판매원재료 등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5천만원 정도를 환원사업한다. 상징성 있고, 지향점이 있는 사업이다.
에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기후변화 강의를 하다보면 에너지문제, 식량문제 필요성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후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농업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중심기조로 가져갈 것으로 생각한다.

김정렬 : 참여하는 마을 분위기는?

김정흠 : 자본주의 흐름을 치즈마을에서 봤다. 전통적인 마을을 토대로 공동체를 잘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소득이 발생하고 나눠보니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마을청소를 하자고 해도 인건비 안주면 안 나오는 현실이다. 향후에는 위원장도 진보·보수 위원장으로 나뉠 가능성도 있다. 소득창출과 마을전체 공동체를 지향하는 위원장으로 차별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특화시킨 소득물로 갈 것인지, 있는 그대로의 공동체를 담아갈 것인지 고민 해야 할 시점이다.

김규태 : 무투입농법으로 농사 하고, 덜 쓰는 생활을 하면 일반 공판장으로 출하해도 그게 그거더라는 말씀

▲ 김규태 편집국장"초기단계지만 다양한 활동으로 비전 모색하는 사람 많아"
들을 했다. 조원희 대표는 관행농법으로 더 이상 증산이 안 된다면서 생활과 농사를 같이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 같다.

조원희 : 농촌 내부 양극화가 크다. 농촌마을에 기여하면서 어울려 사는 것이 아니라 소득이 어느 정도 되면 읍내로, 지방대도시로 이사를 나간다. 이걸 막지 않으면 농촌이 유지되기란 불가능하다. 농촌만의 가치를 지키고 도시에서는 못하는 삶의 형태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도 옛날에는 시골에서 서울대 나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애들한테 촌에서 공부 잘 하라고 닦달 하면서 학원 보낼 필요 없다. 지금 우리 아이들 대학만 안보내도 이자포함 3억 정도가 절약된다.
농촌에는 농촌만의 특별한 삶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 애들 공부 안 시키고 학원 안보내고, 대학 안 보낼 생각 하니까 수월하더라. 남들 다 경쟁할 때 어울려 사는 방식을 배우면 그때가서 훨씬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가면 FTA 등에 의한 타격도 받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캐나다, 일본에 다녀 왔다. 시간도 내니까 내지고,  빚도 좀 더 내니까 내지더라.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다르다. 중, 고등학교 그 좋은 시간을 공부에 모두 쓸 필요가 없다. 그 속에서 사회적 관계를 쌓는 게 더 중요하다. 학원에서 열대여섯 시간 공부 하느라 지 고생, 부모 고생이다.
애들 교육과 농사가 다 같이 물려있다. 씀씀이가 늘어나면서 더 벌어야 한다. 자발적 강제노동이라고 한다. 이웃도 못 돌아보고 부모형제도 못 돌아보는 상황이 됐다.

김정흠 : 나도 동감이다. 농업과 교육문제는 하나다. 시골에서는 10여년 전만 해도 대학 가기 어려웠다. 공부를 하게 되면 도외지로 나가게 돼 있다. 이런 풍토를 바꿔내는 것에 대해 지자체가 고민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언제까지 방관할 수 없는 일이다. 내 새끼는 나가고 귀농인들에게 기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요즘 나오는 사회적 기업이나 자연순환센터 등 공공 기능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지자체서 많이 육성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학교졸업하고 지역에서 사회적기업 하거나 농사 짓는 일 자연스레 이어받도록 해야한다.

조원희 : 농민회에서 중심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변방에서 하고 있지만 농민회가 안아주지 못하고 있다.
 
황홍연 : 사실은 나도 중간에 농사 포기하자고 집사람한테서 권유받았다. 1년 농사지어 집도 짓고 돈도 모았다. 도로공사로 보상금도 받았다. 그런데 농대 졸업한 친구가 하우스를 권했다. 그 때부터 내리막길이었다. 파산신청까지 받았었는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학교 운영위에도 참여 하고 있다. 농업, 농촌, 교육이 상당한 연관 관계있다. 투명한 학교운영이 될 수 있도록 활동 하면서 구례지역에서 처음으로 교장공모제도 추진했다. 이 와중에 농민회 사무국장을 맡게 됐다.
2009년 법인이 정식 출범했다. 올 1년을 거치면서 2011년 친환경무상급식을 위해 구례축협과, 법인, 농민회 등 3주체를 구성했다. 이를 계기로 법인 뿐 아니라 품목별로 공동생산, 공동판매, 공동분배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남는 식자재는 무상으로 경로당 등에 공급할 생각이다. 현재 개인적으로 무농약으로 재배한 호박을 모아 교회에 무상지원 하고 있다. 또한 생산한 품목을 계약재배를 넘어 꾸러미와 같은, 우리만 가지는 소비자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무농약 인증 농산물을 공판장에 파는 것은 우리 조직을 죽이는 것이라는 생각에 잉여 농산물이 생기면 나눠 먹던지 폐기처분한다. 우리 법인 안에서도 사회적 일자리창출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

김정렬 : 결과적으로 우리는 지금의 사회가 바라는 농업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농민운동권이 그런 농업을 지향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활동목표가 과연 그런 것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신자유주의 농업을 반대했지만 농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갔는지, 대응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김규태 : 우리가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자고 했다. 작목반, 공동체, 꾸러미 등을 통해서 지금은 초기단계지만 비전을 모색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반해 황 국장님의 경우는 현대적인 친환경 농법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황홍연 : 전혀 비료, 농약을 하지 않는 것이어야 만이 순환농법을 이야기 할 수 있다. 현재 무농약 농사를 하고 있다. 화학적 농법은 쓰지 않는다. 자기들이 생산된 소를 도축, 수익을 환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 마을 어른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나누는 것도 일종의 환원이라고 생각한다. 축산, 과수와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연중농사다. 가온, 일거퇴비 등을 중심으로 접근하기 쉬운 것부터 해보자는 의미이다. 법인의 기본취지는 나 스스로 잘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주위, 동지들이 잘 먹고 잘 살아서 농업에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것이다.

#향후 계획과 과제

김규태 : 지금까지 각자의 농사와 활동에 대해 이야기 했다. 향후 계획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김정흠 :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디젤을 사용 하고 경관농업 등을 통해 소득을 창출 하려고 한다. 안전한 먹을거리생산을 위해 무농약 농사를 하고 사람들을 마을로 오게 하기 위해 마을 수목원도 고민하고 있다. 가정마다 정원가꾸기, 마을 진입로에 꽃 심기 등 의미있게 전달되어지는 농산물을 생산 하면서 복지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

김규태 : 현실적으로 아쉬운 것이나 보완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김정흠 : 이러한 내용들이 주민들과 너무 동떨어진다는 것이다. 접근이 어렵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것이 핵심적으로 더 적게 투자하는 것인데 현실은 대다수인 60~70대의 농민들에게 탄소라벨링을 접근 시키기 어렵다. 내가 확신을 가질때만이 희망을 전달해 줄 수 있다. 여기저기서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농업에서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김정열 : 내가 활동하고 있는 목표는 여성농민이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살 것인지이다. 꾸러미 사업을 통해 자유로워지고 주체가 되는 것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이다. 여성농민들이 낮은 수준이지만 우리 손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꾸러미사업을 하면서 여성농민들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해 스스로 계획, 결정 하고 행복해 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 행복해 하는 여성농민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조원희 : 지금까지의 농사법은 자연을 지배하는 농법이다. 비료, 농약 등의 자재들을 외부에서 의존하는 형태이다. 그 결과가 에너지 종속이다. 돈 떨어지면 농사도 못 짓게 되어 있다. 자재와 인력을 지역 안에서 충당해야 한다. 과일 농사를 지으면서 느낀 것은 나무가 자생력을 가지면서 영양제 퇴비 등을 많이 주지 않아도 사과 고유의 향과 맛이 나더라. 비료를 쓰지 않으니까 생산비에 차지하는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큰 기계도 필요없다.

김규태 : 오늘 나눈 이야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것이라 생각 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다. 이에 비해 황 국장님은 현실적인 농사를 하면서 유통문제와 지역사회 조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후 계획은 무엇인가?

황홍연 : 우리가 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다행스럽게 올해 정치권 이슈가 친환경무상급식이다. 진보교육감도 많이 진출했다. 그래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전국적으로 무상급식 확대가 예상 된다. 법인으로 봐서는 좋은 이슈다. 구례 뿐 아니라 순천, 곡성 등에서도 품목은 단순하지만 확대하고 있다. 이 지역 외에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기농, 무농약으로 급식 들어가면 영양사가 상품성 낮다고 반품이나 환불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영양사를 초청해 교육도 시킨다. 이 외에도 지역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아이들 체험학습을 도입하고 매주 격일 간 일일 장터와 반짝벼룩시장도 열 계획이다.
두 번째는 상품성 낮은 농산물을 말려서 판매하는 등 2차 가공을 통해 소득과 연결 하려고 한다. 소득이 보장되고 상승 곡선이 예상되면 활동력도 높아진다. 소득이 낮으면 조직의 존재 자체가 위태롭게도 되더라. 조직을 제대로 꾸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소득 확대와 교육문제를 고민한다.

김규태 : 보다 근본적인 접근에서부터 현실적인 이야기까지, 그리고 여성농민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 좌담회를 통해 한국농정신문 독자들이 또다른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궂은 날씨와 연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좌담회에 응해 주신 네 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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