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시작해 구제역으로 끝난 2010년

  • 입력 2010.12.24 13:30
  • 기자명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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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축산업을 강타한 구제역으로 이제는 초등학생까지 ‘구제역’이 무엇인지 알 정도로 국민적인 사안이 됐다. 구제역이란 발굽이 갈라진 가축(우제류)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전파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한번 발생하면 일대의 축산이 초토화되기도 한다. 올 해에는 1월 포천,연천에서 1차 발생하고 4~5월 강화,김포,충주,청양을 공포로 몰아넣은 뒤, 6개월간 주춤했다가 11월 말 경 경북 안동을 넘어 경북,경기,강원으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이 농장을 넘어 마을을 초토화시키고 전국 축산업을 쥐락펴락하는 동안 정부는 매번 ‘총력’을 다 했음에도 이를 막지 못했다. 


▶1월=새해와 함께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젖소목장에서 1월 2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면서 2010년 구제역이 본격 시작됐다.
이후 13일 포천시 신북면 한우농가, 15일 포천시 창수면 젖소농장 2개소에서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18일에는 포천을 벗어나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한우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고,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열흘 뒤인 29일 포천시 창수면 젖소농가에서 추가 발생된 뒤 그치는 듯 했다. 이 기간동안 우제류 5천956 마리가 살처분됐다.
정부는 3월 23일을 기해 구제역 종식을 선언했다.

▶4~5월=2차 구제역은 4월 8일에 인천 강화군 선원면 한우농가에서 시작됐다. 이번 구제역 혈청은 O형으로 포천의 A형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구제역은 강화를 넘어 김포와 충북 충주에까지 번졌다. 이에 정부는 다음날인 22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red) 단계’로 격상시키고 3km 반경의 우제류를 모두 살처분했다.
이에도 불구하고 5월 1일 청양군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전국 축산농가들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공공기관마저 구제역에 노출된 데 대해 방역당국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5월 6일 축산기술연구소에서 3.2km 떨어진 한우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을 끝으로 정부는 6월 19일 구제역 종료를 선언했다. 이 기간동안 우제류 4만9천874마리가 살처분됐다.

11월~12월=6개월간 잠잠하던 구제역이 다시 실체를 드러낸 것은 지난 11월 29일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 양돈단지 내 돼지농가 2곳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으면서다. 이후 일주일간 안동에서만 29건이 발생하면서 안동 일대는 난장판이 됐다. 이 와중에 안동축협 조합장이 한우농가와 함께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뒤 귀국시 소독을 받지 않았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것이 원인이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구제역이 안동을 벗어난 것은 12월 4일 구제역 의심신고된 경북 예천군 호명면의 한우농가에서 양성판정을 받으면서이다. 이어 구제역은 경기도로 번졌다. 15일 연천군과 양주시의 돼지농가에서 구제역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은 비상에 걸렸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구제역 혈청은 안동과 같은 O형이지만 염기서열 일부가 달라, 안동에서 전파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날 경기도는 부랴부랴 이동제한 초소를 설치하고 방역에 나섰지만 뒤늦은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위기경보 발령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orange)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농식품부에 설치된 구제역대책본부 본부장을 기존 제2차관에서 유정복 장관이 직접 맡아 진두 지휘하게 됐다.
한편, 경북지역의 구제역은 소강상태를 보이는 반면 경기권의 구제역은 계속해서 파주시, 고양시 등으로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22일에는 급기야 강원도 평창군, 화천군에도 구제역이 번지면서 살처분과 방역이 소용없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따라 백신 처방이 제기됐다.
이로써 12월 23일 현재까지 살처분 두수는 23만여 마리에 달하며 총 1300여 농장이 가축을 매몰했다. 이 중 소를 키우는 농가가 1150여 곳이나 돼 이번 구제역으로 한우산업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황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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