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변 단체로 전락한 농협 재조직해야

[기고]전국축협노조 김희봉 대전충남본부장
농협 개혁 없인 농민 생존권 깨진 항아리

  • 입력 2010.12.13 14:21
  • 기자명 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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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축협노조 대전충남 본부장 김희봉
경인년 한해가 다 저무는 12월을 맞아 농협들이 바빠졌다. 내년 사업 계획과 금년 사업 결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도 간부들을 국회에 파견하여 자신들 이익 챙기기에 바쁘다. 농협법 개정 등 농협중앙회의 이해가 걸려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있는 반면 지역 농협장들은 어떠한가? 농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직원들의 임금을 착취하여 억지로 흑자결산을 시켜 잉여금 배당으로 조합장 생색내기에 급급하겠지만 농협들이 예년 같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만큼 농업 경영환경이 최악이라는 반증이다.

지역 농협에서는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심지어는 모 농협 미곡처리장에서는 농민들의 벼 나락을 빼돌리고 수율을 조작했다며 농민들이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선거 때 마다 대부분의 후보자가 부정선거의 유혹에 빠지지만 사법 처리되는 조합장 출마자는 극히 일부이다. 심지어는 지역 농협 이사 감사 선거에도 금품이 오간다며 농협이 개판이라고 말하는 뜻있는 농민들의 한탄이 오히려 안쓰럽다.

조합장 선거에 수억원을 뿌린다니 이러고도 투명경영 농민들의 대변자가 될 수 있겠는가? 경북의 한 축협조합장은 조합원들과 베트남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와 최근 발생한 구제역의 진원지로 의심받고 있다. 농협 임원들의 해외여행이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선진지 견학이나 업무추진을 핑계로 조합비용을 들여 해외 관광에 나선 것이다. 그 예를 다 열거 할 수는 없지만 역대 농협중앙회장이 연루된 대형 비리사건은 기본 메뉴이고 그 밑의 임직원들이 끼리끼리 조직적으로 제 밥그릇 챙기는 일이 다반사란다.

최근에는 자사 이기주의로 노조를 동원하여 정치자금을 조직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또 중앙회가 지역조합 경영지원자금으로 제공하는 무이자자금을 갖고 지역조합장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더 나아가 농협중앙회의 사외이사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국무총리실 정치인이 선임되어 비난이 높다. 최근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의 당사자격인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총 책임자였다. 그는 또 재정경제부2차관으로 있던 2006년 4월 18일 열린 LG 경제연구원 20주년 기념 ‘아시아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국내 쌀이 국제 평균 가격에 비해 4배, 참기름은 10배나 비싼 만큼 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그의 반농업 개념을 엿볼 수 있다. 농협중앙회가 자신들의 이익 방패막이로 이명박 정권의 소위 영포라인(이명박 대통령 최원병 중앙회장 포항 동지상고, 권태신 영천 경북고)을 최원병 회장에 이어 사외이사까지 확장시키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농협이 이렇듯 반 농민적인 조직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지역농협조합장들에게 있다. 농협이 농민들에게 경찰을 동원하여 탄압하는가 하면 어용노조를 동원하여 농협법 개정 지역조합장 설명회의 참관을 방해했다. 농업을 송두리째 말아먹는 FTA 국내대책위 부대표를 중앙회장이 맡는 조직으로 이번에 굴욕적이고 퍼주기로 끝을 본 한미FTA 협상에 대해 환영하는 성명서를 일부 협동조합에서 발표하였단다.
지역조합장들이 정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하여 당장 농민들의 피해가 뻔 한 한미 FTA를 환영한다니 미쳐도 한참 미친 짓이다.

농협중앙회는 오로지 금융지주회사에 미쳤고 지역 조합은 중앙회 들러리에 미쳐버렸다. 따라서 이제 제정신인 농민들이 나서서 농민을 무시하고 정권과 금융자본에 종속되어 있는 농협을 해체하고 우리가 자주적으로 협동조합 7대 원칙에 의한 농민의 농협을 세우자. 그 길만이 농민들이 이 추운 겨울 아스팔트 여의도 칼바람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전국축협노조 대전충남 본부장
김 희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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