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마춤농협, 출범 3년간 160억 적자 경영

14개 지역농협 출자금 103억 날려
적자분담금 마련 전전긍긍… 농민반발 예상도

  • 입력 2010.11.29 15:52
  • 기자명 남주연,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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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지역 내 14개 지역농협이 출자한 ‘안성마춤농협’이 출범 3년째 160억원의 적자를 낸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사업단으로 2008년 출범한 안성마춤농협은 ‘지역농업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모범’으로 손꼽혀 선진지 견학 사업장으로 인기몰이를 했으나 최근 적자 결산 등 그 운영 실체가 드러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는 지난 10월 안성마춤농협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출범 3년 동안 2009년 60억원 손실, 2010년 100억원 손실 예상 등 출범 3년차 총 160억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14개 출자 지역농협은 출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2009년 사업단의 손실을 분담했고 현재 2010년의 손실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안성마춤농협은 지난 10월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 9월 가결산 결과 올해까지 총 누적적자 159억 원에 이르러 지역농협들이 출자한 자본금 103억 원을 모두 잠식하여 각 지역농협에게 출자지분율(지분법)을 기준으로 분담을 요구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지역농협의 출자한도금액인 103억원을 출자지분에 따라 지역농협에 할당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농협들은 적자 분담금에 대해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한 올해 벼 매입가가 1만원 이상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반발도 예상되어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성마춤농협은 농협중앙회에 긴급운영 자금 등 해결책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전국농협노조 민경신 위원장은 “연합사업단에 출자한 대가가 매년 사업단의 손실 보전책임을 져야 하고, 이로 인해 운영이 휘청거릴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느 지역농협이 지역 연합사업의 주체로 나설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지역농협과 농민조합원의 희생으로 채워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농협중앙회는 선심성 혹은 통치자금으로 무이자지원자금을 쓸 것이 아니라 이러한 적재적소에 무이자지원자금을 쓰거나, 시군 금고 운용수익 등으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지역농협 및 농민조합원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현실 방안을 즉각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안성마춤농협의 적자상황은 경영부실 차원이 아니라 쌀문제로 비롯됐다”며 “전국의 농협이 쌀판매에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고 안성마춤농협도 마찬가지다. 쌀값으로 적자가 누적됐으므로 쌀문제 해결이 안되면 백약이 무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합사업단의 대표격인 안성마춤농협의 부실운영 사건을 지켜본 현장에서는 지역농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해 농산물 유통사업의 전형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퇴색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주연·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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