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처지와 동떨어진 농업인의 날 기념식
농민 처지와 동떨어진 농업인의 날 기념식
  • 한국농정
  • 승인 2010.11.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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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농업인의 날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화려하게 개최되었다. 농업인의 날은 1996년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어 매년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농업인의 날이 ‘농민들을 위한 날’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여느 국가 기념일의 하나쯤으로 여기고 있다. 중앙의 행사나 지방의 행사나 농민들은 동원된 청중에 불과하고 주인공은 행사장을 찾은 정부 고위인사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앙의 농업인의 날을 준비하면서 추진위원회에서는 농민단체장들의 신원조회 동의서를 받으려 했다고 한다. 국무총리가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에 경호 문제 때문이란다. 손님 때문에 주인의 신원을 조회해야 한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것이 농업인의 날을 맞는 농민들의 처지인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최한 농업인의 날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하게 준비된 행사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보다는 그 자리를 찾은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의전과 보여주기 행사에 급급했다. 농업인의 날 행사는 첫해부터 15년이 흐른 지금까지 매년 그러했다.

농업은 나날이 피폐해 가고 있다. 매년 20만 명에 달하는 농민들이 농촌을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WTO 협상과 FTA 협상 등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대책 없는 농산물개방에 불안한 농사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농민들의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쌀값폭락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흉년으로 더욱 고단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작금의 이러한 처절한 농민들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농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화려한 농민의 날 행사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농민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줄 수는 없다.

농업인의 날이 진정 국가 기념일 지정의 취지에 맞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의전용 행사, 보여주기 행사가 아니라 농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날이 되어야 한다. 행사 중심의 농업인의 날이 아니라 농민들의 고통과 애환을 중앙과 지방정부가 수렴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농업 관련 기관 단체 업계와 농민들이 소통의 장이 되어 농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날이 되어야 한다.

최첨단 무대 장비와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이 오늘의 애절한 농심을 위로 할 수 없다. 격조 있는 의전과 경호로 등장한 국무총리의 치사가 농민들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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